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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통제경제 균열하나

입력
2004.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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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한 전자부품 업체가 정부의 휴대폰 시장진출 규제가 불공평하다며 신식산업부(MII:정보통신부)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 파란을 일으켰다.정부의 권한이 절대적인 중국식 경제체제 하에서 민간기업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이를 ‘기념비적 소송’이라고 평했고 중국 재계에서는 "쥐가 고양이에게 덤볐다"는 놀라움 섞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화제의 기업은 중국의 전자부품 생산업체인 Aux 그룹. 이 회사는 MII가 자사 브랜드로 휴대폰을 생산,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는 올 7월부터 발효된 ‘행정승인의 법’을 위배하는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정부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오래 전부터 주요 산업분야에 진입장벽을 설정하는 법을 만들었고 이에 따라 휴대폰 분야에서도 직접 생산, 판매할 수 있는 업체의 자격을 제한했다. Aux 그룹의 모바일 사업부문 마케팅 담당자인 리 샤오롱은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수 차례 MII를 설득했으나 결국 실패했다"고 밝혔다. MII는 현재 휴대폰 생산 허가를 일부 업체에게만 내주고 있고 Aux에 대해서는 자사 브랜드로 휴대폰을 생산하는 것을 금지하는 대신 다른 허가 업체로부터 라이센스를 빌리도록 권고한 상태다.

Aux 그룹은 소장에서 "이 같은 진입장벽은 새로운 법에 분명히 위배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 사회가 법에 의한 사회이며 그 법은 우리에게 (휴대폰 생산의) 권리를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Aux 그룹의 소송 대리인인 중국 정법대의 장수이 교수는 "이번 소송은 중국이 ‘개인 지배’의 시대에서 ‘법치에 의한 지배’의 시대로 전환하는 변화를 상징하는 거보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Aux그룹이 승소한다면, 이는 정부가 산업 전반을 통제하는 기존의 시스템에 커다란 충격이 될 뿐 아니라 정부의 엄격한 시장 통제 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기업들에게 숨통을 터주는 중요한 역사적 판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 법원이 Aux 그룹의 손을 들어줄 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이번 소송 건이 베이징 제1중급법원에 제출됐으나 법원은 아직 이 안건을 심의할 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법원 역시 판결에 따른 ‘후 폭풍’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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