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840선이 힘없이 무너졌던 종합주가지수가 반등 하루 만에 다시 급락하며 60일 이동평균선인 810선마저 무너지자, 이번 하락 추세가 800선에서 멈출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거래소 시장에서는 8일 이후 12일 연속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이 계속됐다. 이는 1999년 9월 이후 4년 만의 최장 기록이다. 여기에 국제유가 55달러 돌파와 지난 주말 미국의 정보기술(IT)주 급락, 지진여파로 인한 일본 증시의 급락까지 겹치면서 장 초반 801까지 하락하기도 했다.◆외국인 매도 한국에만 집중
6월말부터 계속되던 외국인 매수세가 9월 중순부터 매도우위로 돌아선 이후 10월 들어서만 25일까지 1조4,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 치웠다.
특히 ‘셀 코리아’(Sell Korea)가 계속되던 9월 중순이후 외국인들은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신흥 아시아국가에서는 꾸준한 순매수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의 외국인 매도세가 단순한 투자지역 조정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한국시장에 대한 비관적 전망 때문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셀 코리아 현상에 대해 최근 주가 급상승에 따른 국내 주식의 가격 매력 약화, 향후 기업실적 하향 지속 전망, 2005년에 대한 비관적 전망과 최근 정국불안 등 한국시장만의 위험이 그 원인 이라고 분석했다.
동양 장창수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외국인의 순매도는 국내적 위험요소에 따른 것이었으나, 국제유가 상승세가 계속되는 등 향후 투자심리 위축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여 외국인의 자금이탈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 단기 저항선 790으로 낮춰
증시 전문가들은 장기추세 분기점으로 보았던 820선이 쉽게 깨지자, 당분간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표적 낙관론자인 대신증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도 "유가의 지속적 상승과 미국 기업의 4분기 실적악화로 조정국면 장기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는 다음달 이후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790선까지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LG증권 강현철 연구위원은 "820선이 깨진 이후 지지선이 순차적으로 무너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과매도권에 진입하고 있고, 10월 수출 실적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 주 후반 단기 반등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교보증권 박석현 수석연구원은 "추세분기점으로 여겨지던 820선이 붕괴된 것이 확인된 이상 추세는 장기하락으로 반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시적 기술적 반등이 있겠지만 820선이 한계이며 장기적으로 700포인트 중반까지 하락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에서도 비관론이 늘어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8~9월 한국 증시의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결국은 증시가 성장세 하강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데 향후 두 달 간은 조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씨티그룹도 경기선행지수와 종합주가지수를 기술적으로 분석한 결과 종합주가지수가 75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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