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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범의 파워 클래식] 용기있는 부모가 진짜 예술가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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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범의 파워 클래식] 용기있는 부모가 진짜 예술가를 낳는다

입력
2004.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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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 부모님들의 교육열은 정말 대단하다. 학원을 보내거나 비싼 돈을 들여 개인 레슨을 받게 하고, 다른 악기로 바꿔보기도 한다. 우리 아이는 어떤 악기를 시킬까? 바이올린? 피아노? 많은 부모들의 고민이다. 하지만 그 목적은 많이 바뀌었다.‘우리 아이가 재능이 남다르지 않을까’라든지, ‘천재로 키워보겠다’라는 이유는 다 옛날 얘기다. 지금은 미래의 취미생활을 위해, 혹은 학교에서 주는 특별활동 점수를 위해서 많은 아이들이 악기를 배운다. 나중에 예술가는 시키지 않겠다는 것을 아이들도 알고 있을 정도다. 미래의 희망은 대부분 의사나 변호사다. 그만큼 예술가로 살기에 힘든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나는 여덟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4,5세에 시작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늦은 편이었는지도 모른다. 부모님이 말씀하시길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뭘 나눠줬는데 내가 못 받았다고 집에 와서 울었단다. 알고보니 ‘현악부 신청서’였다. 약간의 오해는 있었지만 그런 이유로 나의 진로는 정해졌다. 그 뒤 음악을 포기할 생각으로 여러가지 일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돌아왔고, 진정한 예술가로 살기로 결심하는 데 20년이 더 걸렸다.

연주가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 그 때를 생각해보면 부모님도 걱정이 많으셨다. 평범한 가정에서 비용도 만만치 않고, 음악가는 성격도 까다로워진다는데…. 아마도 "저러다 진짜 음악가로 나가면 어떡하나"라는 생각도 많이 하신 것 같다. 그분들의 결정은 현재의 나로선 너무나 감사하고 매우 용감한 것이었다.

자라오면서 귀 아프게 들은 얘기들-예술가는 고생한다더라, 겉으론 멋지게 보일지 모르지만 가족 굶게 만들지도 모르고, 천재나 1등이 아니면 살아 남지 못하는 어려운 길이란다. 예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어느 시대나 그 때 등장했던 진짜 예술가들에게는 용기있는 진짜 부모님들이 있었다. 그분들 생각에는 공통점이 있다. 행복의 가치는 자식들 자신이 판단하고, 그들은 평생 그 사명에 살아간다고 믿는 것이다.

"성적을 위해서 우리 아이를 어떤 악기를 시킬까"라는 질문은 "우리 아이에게는 어떤 예술적 재능이 있을까"라는 순수했던 의미로 돌아가야 한다. 남들 아이가 모두 음악을 하기 때문에, 성적에 반영되기 때문에라는 이유들은 순수함에서 시작하여야 하는 동기를 무참히 밟아버리고, 제자를 키우려는 선생조차 무기력하게 만든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는 우리가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아주 멋진 대사가 나온다. "변호사나 의사와 같은 직업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좋은 수단이 된다. 그러나 시, 음악, 미술과 같은 예술은 인생의 목적 그 자체이다." 나는 이 말에 공감한다.

현악사중주 콰르텟X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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