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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경영권 분쟁 또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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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경영권 분쟁 또 불붙나

입력
2004.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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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SK㈜와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소버린자산운용이 최태원 회장의 이사자격에 이의를 제기하며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3월 정기 주총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SK㈜와 소버린측과의 경영권 분쟁이 2라운드로 접어 들었다.SK㈜의 2대 주주인 소버린측은 25일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수 있는 범죄 혐의로 기소된 이사는 형의 선고가 확정될 때까지 직무를 정지시키고 금고 이상의 선고가 확정된 이사는 그 직을 상실하도록 정관을 신설하거나 변경하기 위해 SK㈜에 임시 주총 소집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소버린의 이번 임시 주총 소집 요구는 지난해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은 뒤 보석으로 풀려나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인 최 회장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버린측은 "이번 임시 주총을 통해 중대한 범죄행위로 유죄를 선고 받은 인물에게 상장기업을 경영케 하고 공공의 자금을 관리토록 하는 것이 올바른지의 문제를 비롯, SK㈜ 경영진의 윤리성과 경영 능력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기 주총이 얼마 남지 않았고 이사 자격이 시급한 문제가 아닌데도 소버린측이 갑작스럽게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정관 개정을 통해 최 회장의 직무를 정지시켜 장기적으로 경영권 쟁탈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현재 SK㈜의 사내 이사 3명과 사외 이사 7명 중 유일하게 최 회장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돼 정기 주총에서 신임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소버린측으로선 지난해 경영권 분쟁당시 SK㈜에 대한 외국인 지분이 43.2%에 불과했으나 올 해는 61.28%(6월말 기준)로 늘어나 적대적 인수·합병(M&A)의 호기로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일부에서는 소버린이 템플턴과 캐피탈, 웰링턴 등 다른 외국계 투자자들과의 암묵적인 교감을 갖고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SK㈜가 고유가로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지분경쟁 가능성을 환기시켜 주가를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동원증권 관계자는 "소버린이 최 회장의 이사 사임을 주목적으로 했다면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이는 게 더 유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소버린측의 진의 파악에 나서는 한편 이른 시일 내에 이사회를 개최, 법리적 측면과 전체주주 이익 등을 검토해 임시주총 개최 수용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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