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호적담당 직원의 실수가 가정파탄으로 이어져 구청이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렸다.서울 양천구청은 1999년 7월 관내에 거주하는 김모(40)씨의 남자 아이를 나이와 이름이 같은 남자의 호적에 잘못 입적했다. 김씨의 부인 이모(38)씨는 2002년 3월 큰 딸의 초등학교 진학 문제로 호적등본을 뗐다가 엉뚱한 아이가 호적에 있는 데다 모르는 여성의 이름이 생모로 기재돼 있는 것을 알고는 ‘남편이 바람을 피워 아들을 낳아 딴집 살림을 하며 아들을 몰래 키우고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다툼을 거듭한 끝에 이들 부부는 8개월 뒤 김씨가 아파트와 두 딸의 친권을 포기하고 상여금을 제외한 월급 전액을 양육비로 매달 부인에게 주는 조건으로 협의이혼을 했다.
김씨 부부는 이혼 직전 구청으로부터 "동명이인을 확인하지 못하고 호적에 기재했다"는 설명과 함께 사과를 받았지만 부부관계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었다. 김씨는 서울 남부지법에 양천구청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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