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禍부르는 中원정 장기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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禍부르는 中원정 장기이식

입력
2004.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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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부터 간 부전증을 앓아 온 이모(50)씨는 국내에서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올해 초 "즉시 이식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중국행을 택했다. 현지 브로커를 통해 6,000여만원의 거금을 들여 중국 내 고위층이 주로 다닌다는 병원을 소개받아 수술을 했다. 그러나 이씨는 수술 도중 출혈과다로 숨지고 말았다. 지난해 중국에서 간 이식수술을 받은 뒤 국내에 들어와 1년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신모씨는 "수술 직후에 이미 부작용을 보였다"며 "수천만원의 비용을 들여 중국에서 이식을 받고 국내로 돌아와 숨진 분들이 적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중국에서 장기이식을 받는 환자들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중 절반가량이 수술 부작용으로 사망하거나 합병증, 면역 거부반응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이식학회(이사장 김상준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국내 24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999년부터 최근까지 중국에서 장기이식을 받은 236명 가운데 50%인 118명이 숨지거나 수술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수술후유증을 보인 환자 중 사망자는 8명(3.4%)이며 감염·수술합병증은 76명(32%), 면역 거부반응은 34명(14.4%)이다. 국내의 경우 장기 이식에 따른 합병증은 3% 미만이며 면역거부반응도 10% 이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합병증 환자 중에서는 C형 간염, 말라리아 등에 감염된 경우가 19%로 가장 많았다.

중국에서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의 부작용이 심각한 것은 의료수준이 떨어지는데다 대부분이 사형수인 장기 공여자에 대한 사전 검사가 충분치 않고 말기암 등 장기이식이 불가능한 환자들이 무리하게 이식수술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에서 이식수술 평균 비용은 간이식 6,700만원, 신장이식 3,800만원 등 상당한 고가이지만 99년 2명, 2002년 24명, 2003년 73명, 2004년 8월 현재 124명 등으로 6년새 62배로 증가했다. 이는 국내 장기공급이 수요의 10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외과 하종원 교수는 "중국에서 장기를 이식한 후 다양하고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환자 보호를 위한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무분별한 중국행을 막기 위해 장기이식 절차 간소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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