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타현 태풍에 지반 약해져 큰 피해*"조만간 규모 6이상 지진 발생" 경고도
일본 북서부 니가타(新潟)현의 오지야(小千谷)시, 나가오카(長岡)시 등 츄에츠(中越) 지방에서 23일 최소한 23명이 사망하고 2,100여명이 부상하는 강진이 발생해 ‘대지진 공포’가 일본 열도를 엄습하고 있다.
지난 20~21일 59명의 사망자와 25명의 실종자를 낸 제23호 태풍 ‘도카게(도마뱀)’가 동반한 집중 호우로 약해진 지반을 지진이 강타해 노후 가옥이 무너지고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
23일 오후 5시50분~6시34분 츄에츠 지방의 지하 20㎞를 진앙으로 하는 규모 6.8의 세 차례 강진은 도쿄(東京)에서도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는 여파가 느껴질 만큼 강력했다. 진앙지 인근 도시에선 주택이 크게 요동, 집안에서 넘어지면서 목이 부러져 숨진 주민이 나올 정도였다.
일본에서 규모 6이상의 강진은 지난해 7월 450여명의 부상자를 냈던 미야기(宮城)현 등 동북부의 연속 다발 지진 이후 처음이다.
일본 기상청은 24일 "앞으로 1주일 정도 여진이 계속되고 규모 6이상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며 대피한 6만8,000명에게 집으로 돌아가지 말 것을 권고했다.
지진 발생 당시 나가오카시 부근을 승객 155명을 태우고 달리던 신칸센(新幹線) 고속열차의 차량 10량 중 8량이 탈선하는 사고도 발생했으나 탈선과 동시에 열차가 자동으로 멈춰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인명사고 제로’를 자랑하는 신칸센이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 탈선한 것은 처음이다.
또 니가타현을 통과하는 5개의 주요 간선도로가 붕괴되면서 100여 곳 이상에서 차량 통행이 중지됐고 24일에도 15만 가구의 전기, 8만여 가구의 수도, 3만 5,000여 가구의 가스 공급이 중단되고 있다. 절반 이상 부서진 가옥과 건물도 400여 채를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8월 일본 정부 산하 지진조사위원회는 "향후 50년 이내에 도쿄에서 건물이 무너지고 사상자가 다수 발생하는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90%"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었다.
여기에 이번 지진의 충격으로 사망자 9만여명을 냈던 1923년의 간토(關東)대지진과 비슷한 대지진이 멀지 않다는 지진주기설의 공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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