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된 이후 서울 소재 대학과 지방대 간 서열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김안나 이화여대 교수(교육학)는 24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간한 ‘교육정책포럼’ 최근호에서 ‘수능성적 분포의 변화 추이를 통해 본 고등교육의 서열화 구조’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가 개발원 연구위원이던 지난해 전국 181개 4년제 대학 중 수능 성적이나 입학정원에 관한 자료가 없는 대학을 뺀 150개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소재 대학 수능 평균 백분위(100점 만점)는 수능이 처음 치러진 94년 84.9점, 98년 82.1점, 2001년 83.5점 등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경기지역 대학은 같은 기간 77점, 74.2점, 73.9점으로 각각 떨어졌고, 강원지역도 76.1점, 65.9점, 56.4점으로 낮아졌다. 또 경남(79.1점→ 74.0점→ 70점) 전북(68.6점→ 56.2점→ 46.9점) 충남(71.3점→ 64.7점→ 63.6점) 제주(74.1점→ 58.4점→ 54.1점) 등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이 기간 전국 평균이 77.1점, 70.8점, 67.9점으로 각각 떨어진 데 반해 상대적으로 서울지역 대학의 수능성적 평균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거나 다소 오른 것은 우수 학생들이 서울 소재 대학으로 몰렸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대학수 및 정원이 늘어나 고등교육 기회가 전반적으로 확대됐지만 서울 소재 대학에 우수 학생들이 집중되는 등 혜택은 오히려 편중되고 있다"며 "국가는 지방대를 중심으로 대학간 경쟁과 협력을 통한 특성화와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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