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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245> 마이클 크리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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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245> 마이클 크리이튼

입력
2004.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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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10월23일 소설가 마이클 크라이튼이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크라이튼은 하버드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의과대학에 진학했지만, 영문학도 생리학도 그의 직업적 야심을 채워주지는 못했다. 의과대학 재학 시절 존 랭이나 제프리 허드슨 따위의 가명으로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한 크라이튼은 졸업 뒤 개업의나 연구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본격적으로 소설 쓰기에 나섰다.이 ‘전향'은 현명한 일이었음이 곧 드러났다. 본명으로 발표한 첫 소설 ‘안드로메다 스트레인'(1969)이 베스트셀러가 되며 단번에 세계 출판시장의 큰 이름이 된 크라이튼은 그 뒤 엄청난 정력으로 베스트셀러를 쏟아내며 어지간한 영문학자나 의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명성과 부를 쌓았다. 그는 1970년대 초 할리우드로 건너가 자신의 소설들을 영화화하기 시작했다. 그가 직접 메가폰을 잡았든 시나리오만 썼든, 크라이튼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은 그의 문화권력을 더욱더 키웠다. 도쿄에서도 파리에서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도 요하네스버그에서도, 사람들은 ‘주라기공원'에 열광하고 ‘열세 번째 전사'에 환호했다. 크라이튼은 또 텔레비전으로도 진출해 의학드라마 ‘E.R.'의 프러듀서가 되었다.

그러고 보면 크라이튼의 의학수업이 도로(徒勞)였던 것은 아니다. 그의 상당수 소설에는 생리학을 비롯한 자연과학 지식과 의사·자연과학자 사회에 대한 정보가 스며들어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변호사 출신으로 출판계와 영화계의 또 다른 큰 손이 된 존 그리셤의 소설에 법률지식과 법률가사회의 정보가 스며들어있는 것과 비슷하다. 이들은 전문직업인이 되는 대신에 자신들이 수련과정에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새콤달콤하게 포장해 대중을 도취시킴으로써 전문지식인이 감히 넘볼 수 없는 힘을 얻었다. 이들의 소설을 하찮게 보는 진지한 문학평론가들이 이들에게는 정말 하찮게 보일 것이다.

고종석 논설위원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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