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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內 첫 대안中 용인 헌산中 성공적 정착/"무기력·부적응 씻고 마음 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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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內 첫 대안中 용인 헌산中 성공적 정착/"무기력·부적응 씻고 마음 열어요"

입력
2004.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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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경기 용인시 원삼면 사암리. 가을걷이가 한창인 농가들 사이에서 해맑은 웃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이곳이 바로 헌산중 학생들의 ‘생태체험’ 학습 현장. ‘개구리, 쑥부쟁이’ 등 논두렁에서 관찰한 동·식물에서 딴 별명을 부르며 장난치는 아이들 뒷편으로 짧아진 가을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교육목표는 인성교육=지난해 3월 개교한 헌산중은 원불교계 학교로 경기도에서 최초로 정식인가를 받은 대안중학교. 이후 도내에는 이우중(성남시), 두레자연중(화성시) 등 2곳의 대안중학교가 문을 열었다. 일반학교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다른 대안학교들과 달리 헌산중은 제도권 교육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만 받아들인다.

학생은 하늘반(3학년), 바다반(2학년), 산반(1학년)을 합쳐 모두 48명(남31명, 여17명). 이들은 8명의 교사와 함께 오전6시50분 기상~오후11시 취침으로 이어지는 기숙생활을 한다. 일반교과와 특성화과목의 비율은 6대4로 특성화 과목은 도자기공예, 목공예, 사진, 바이올린, 태껸, 풍물, 볼링, 다도(茶道) 등 예체능 위주로 편성돼 있다. 호박 옥수수 토마토를 경작하는 텃밭가꾸기 등 생태체험과 독거노인 등을 찾아 청소와 빨래를 하는 봉사활동도 중요한 교육과정이다.

‘마음 바라보기’로 불리는 인성교육은 헌산중의 가장 큰 특징이다. 제도교육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정서불안과 폭력성향을 제어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취침 전 ‘마음일기’쓰기는 이런 인성교육의 한 과정이다.‘8년 된 친구의 생일을 모르고 지나쳤다. 내가 너무 무심했다’‘축구를 하는데 패스를 안해 줘 순간적으로 친구들에게 화가 났다. 큰일도 아니었는데…’등 일상의 사소한 감정변화를 일기장에 털어놓으면 교사들은 이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

마음을 다스리는 요가와 좌선시간 역시 반응이 좋다. 지난 학기 서울 마포구에서 전학온 김밤비(16·2년)양은 "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선생님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점이 좋은 점"이라며 " 플룻, 바이올린 등 다양한 악기연주를 배워 밴드를 조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교 1년 반…높아진 관심=지난해 30명 이상의 학생들이 전학·전출을 거듭하는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헌산중은 올해들어 14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1회 졸업생중 6명은 일반고교로, 8명은 대안고교로 진학했다.

최근 손학규 도지사가 이곳을 방문하는 등 주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도의 지원을 받아 기숙사·교사 1개동을 신축하고 있다. 3개 학급 60명인 정원은 교사증축이 이뤄지는 내년에는 6학급 120명으로 늘어난다. 이미 150명이 넘는 학부모들이 내년도 입학관련 문의를 해 왔다고 학교측은 전했다.

오병갑(52) 교장은 "학교에서 느꼈던 무기력함을 폭력적 행동으로 표출하던 아이들이 이곳에서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볼 때 보람을 느낀다"며"이들이 일반학생들과 어울려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심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31)334-4004

글·사진=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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