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순매도와 소재주 급락 현상이 겹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자 지난 4월 말의 ‘중국 쇼크’에 따른 증시 추락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주까지만 해도 자사주 매입에 나선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내다 팔았으나, 지난 주말 국제 비철금속 가격이 급락하자 포스코 등 소재주를 대규모로 매도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전기전자, 금융업종 등 시가총액을 좌우하는 업종의 주가가 조정을 받은 상태여서 증시가 4월 같은 폭락장을 연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소재주는 당분간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외국인 ‘중국 관련주’ 집중 매도
2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의 매도우위가 이어진 지난 8일부터 20일까지 업종별 외국인 순매도 금액을 조사한 결과 철강 및 금속 업종은 969억원으로 전기전자업종(1조5,309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역시 중국 경기에 민감한 화학과 운수창고(해운 등) 업종에 대한 순매도액도 각각 296억원, 63억원으로 4위와 7위에 올랐다.
관련 업체의 주가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3분기에 순이익이 사상 처음 분기 기준으로 1조원을 넘어선데다 스테인리스 내수단가 인상 등의 호재까지 겹쳤으나 7일 18만7,000원이었던 주가가 21일 16만5,000원까지 내려갔다. 국제 해운 수요 호조로 전성기를 누렸던 한진해운의 주가도 최근 급락해 지난 8일 2만3,500원이었던 주가가 21일 1만8,800원으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의 GDP 발표와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결정을 하루 앞둔 20일에는 종합지수도 27포인트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21일 "연간 50%의 신장세를 기록했던 중국내 자동차 매출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중국시장의 위축은 자동차업계뿐 아니라 휴대폰과 컴퓨터, 가전제품 등 다른 산업으로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4월 악몽’ 재현은 지나친 우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관련주의 약세로 지난 4월과 같은 폭락장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SK증권의 현정환 연구원은 "4월은 삼성전자 주가가 60만원대에 이르는 등 전기전자 업종 주가가 고점을 기록했을 때"라며 "현재 시가총액을 좌우하는 전기전자, 금융업종 주가가 충분한 조정을 받은 상태인 만큼 종합지수가 4월처럼 급속도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월 말 936.06으로 고점을 찍은 종합지수는 5월 중순 728.98포인트까지 추락했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도 지수 810선에서는 중장기 투자를 위해 매수에 나설 만하다고 말했다.
단 소재주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전기전자, 금융업종은 추가 하락 위험이 적지만 소재, 에너지, 운송 등 중국관련주의 경우 추가하락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호재보다 악재에 투자심리가 민감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J투자증권의 조익재 연구원도 "일반적으로 소재가격은 경기에 매우 민감하다"며 "중국뿐 아니라 전반적인 세계 경기의 하강세 진입에 따라 전세계 소재주의 방향성은 당분간 약세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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