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7년 10월22일 미국 저널리스트 존 리드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났다. 1920년 모스크바에서 졸(卒). 리드는 1917년의 러시아혁명에 공감하고 그 대의를 널리 알린 가장 저명한 미국인이었다. 페테르스부르크의 혁명 현장에서 그가 송고한 친공(親共)·반전(反戰) 논조의 기사들을 실은 탓에 잡지 ‘더 매시즈'는 내란선동죄로 기소되기까지 했다. 리드는 그 역사의 현장에 입회(立會)했던 경험을 두 해 뒤 ‘세계를 뒤흔든 열흘'이라는 책에 담았는데, 이 책은 지금까지도 러시아혁명에 대한 고전적 문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리드는 단순히 기자였던 것만이 아니라 실천적 사회주의자이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혁명 뒤 귀국해 미국 최초의 공산당을 창립했고, 공산당에서 갈려 나온 공산주의노동당의 리더로 활동했다. 잠시동안 뉴욕의 소련 영사로 일하기도 했다. 공산당 활동 탓에 반역죄로 기소될 처지에 놓이게 되자 리드는 핀란드로 달아났고, 그 곳에서 체포되었다가 포로교환 형식으로 러시아로 보내져 자유를 찾았다. 그는 인생의 절정기에 있었고 자신이 가장 편안하게 생각했던 혁명의 땅으로 돌아왔지만, 발진티푸스에 걸려 33세로 죽었다. 리드의 유해는 레닌을 비롯한 동지들의 애도 속에 붉은광장에 묻혔다. 리드의 생애는 워렌 비티가 감독과 주연을 겸한 영화 ‘레즈'(Reds·1981)의 소재가 된 바 있다.
하버드대학 재학 시절 ‘하버드 먼슬리'와 ‘램푼'의 편집위원으로 일찍부터 저널리즘에 뛰어든 리드는 졸업 뒤 ‘더 매시즈' ‘메트로폴리탄 매거진' 등의 특파원으로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멕시코혁명을 취재하며 판초 비야의 반정부군과 넉 달을 보낸 경험은 ‘모반의 멕시코'(1914)라는 책에 담겼고, 독일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러시아 등을 무대로 한 제1차 세계대전 취재 기록은 ‘동유럽의 전쟁'(1916)으로 열매 맺었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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