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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교회를 짓지 않았죠"/ 내달 대안교회 문 여는 윤선주 목사 "부동산 무소유·목사 투표제 등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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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교회를 짓지 않았죠"/ 내달 대안교회 문 여는 윤선주 목사 "부동산 무소유·목사 투표제 등 실천"

입력
2004.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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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정책이나 제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들은 대안(代案)을 찾는다. 윤선주(38) 목사는 세속적 가치에 물든 기성 교회에 맞서 진정한 ‘빛과 소금’ 역할을 되찾아야 한다는 운동을 벌이며, ‘대안교회’의 모델을 만들고 실천하는 주인공이다. "현재 한국교회는 자정능력을 상실했습니다.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이 없으면 생명력 상실로 이어지고 머잖아 교회의 존립의미가 없어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교회는 기독교제도를 유지하는 곳이 아니라,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곳으로 새로 태어나야 합니다."교회의 개혁이나 대안교회를 이야기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2년여 동안 매달려 그려온 그의 대안교회 윤곽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13일 교회 창립설명회에 이어 27일 ‘디딤돌 교회’라는 이름으로 본격 출범하는 그의 대안은 과감하고 참신하다.

윤 목사가 교인들과 함께 토론하고 협의해 만들었다는 규약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예배당 전용부동산을 소유하지 않고 목사 장로 등을 투표로 뽑고 임기제로 한다는 것. "예수님은 교회를 지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한국교회는 건물중심의 신앙생활을 조장해왔습니다. 전체예산의 30%에 이르는 건물 운영·관리비만 절약해도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교회로 사용할 곳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지역사회교육회관 건물. 일요일에만 일정시간 사용료를 내고 빌린 것이다. 아직은 창립 전이라 교인도 20여명에 불과하고, 재정도 부족하지만 벌써 헌금의 30% 이상을 장애인 가정과 스리랑카 선교사업, 교회개혁운동단체 지원에 쓰고 있다.

윤 목사가 대안교회를 만들기로 마음먹은 것은 2002년. 충남 유성에 있는 침례신학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후, 서울 송파구에서 ‘빛이 되는 교회’를 개척해 8년 동안 목회활동을 해오다가 ‘무엇을 위해 목회를 하는가’라는 회의가 들어 교회를 정리했다고 한다. 당시 3,000여 만원에 이르는 교회재산도 고아원과 복지센터에 기부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교회가 물량주의에 빠지고 부정과 비리가 잇따르는 것은 목사의 전권행사를 교인들이 방조한 탓도 크다"면서 "최근 언론에서 교회문제를 다루면서 많은 신자들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 동안 여러차례 시도된 대안교회운동이 실패한 이유가 기존 교단의 직·간접적인 압력도 컸지만, 기존 교회에 실망하고 상처 받은 사람들의 한풀이에 그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 목사는 한국교회 현실을 고민하는 목회자들에게 자신의 대안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이런 교회가 하나 둘 늘어나면 5년, 10년 뒤에는 한국교회의 판도도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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