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병운 부장판사)는 21일 지난 대선 직전 한나라당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 2억 5,0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기소됐던 자민련 이인제(58·사진) 의원에게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억5,000만원을 선고했다.지난 7월 보석으로 석방된 이 의원은 재구속은 면했지만 상급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와 변호인측은 피고에게 자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김윤수 전 공보특보가 허위 진술을 할 동기가 충분하며 받은 돈 5억원 가운데 절반만 전달한 것과 전달과정 등이 상식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김씨와 피고인의 오랜 관계를 고려할 때 김씨가 거짓말을 할 특별한 이유가 없고 진술에 합리성과 일관성도 있다"며 공소 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공정 선거를 방해한 죄질이 무거우나 초범이고 먼저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선고 직후 이 의원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퇴정했으며 100여명의 이 의원 지지자들은 법정에서 10여분간 "법관까지 전부 빨갱이" "정권의 사주를 받았다"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소란을 피웠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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