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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용광로사업 진출"/당진공장 첫 방문서 밝혀…포스코와 경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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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용광로사업 진출"/당진공장 첫 방문서 밝혀…포스코와 경쟁 예고

입력
2004.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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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高爐·용광로) 사업 진출을 사실상 선언했다. 현대·기아차 그룹이 고로를 건설할 경우 이는 국내 유일의 종합 제철소였던 포스코의 독점 체제가 경쟁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철강업계에 큰 변동이 예상된다.정 회장은 21일 계열사인 INI스틸과 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이 최종 인수한 당진공장(옛 한보철강 당진공장)을 처음 방문한 자리에서 "당진공장을 최단 시일내에 조기 정상화시켜 세계 8위의 철강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자동차 품질을 높이려면 냉연강판 등 품질 좋은 철강재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고품질의 철강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고로 사업 투자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투자 개시 시점이나 투자 규모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지만 정 회장의 언급은 부친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강력히 추진하다 좌절됐던 ‘일관 제철소’의 꿈을 2대에서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생전에 "자동차·중공업 등 철강수요가 많은 현대의 사업구조를 고려해, 직접 고로 사업을 하겠다"고 자주 강조했다. 특히 1978년에 이어 97년에도 경남 하동에 일관 제철소를 2005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정부 반대 등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도 고로 사업 진출은 철광석을 녹인 쇳물로 열연과 냉연을 거쳐 자동차 강판 및 부품을 만드는 수직계열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고철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전기로 방식으로는 공정상 품질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으나 철광석을 넣고 코크스를 태워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 방식은 고품질의 다양한 철강재를 생산할 수 있어 자동차 품질을 대폭 개선할 수 있고, 우월적 입장인 포스코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로 건설에는 2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예산과 시간, 기술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 포스코 관계자는 "고로는 건설 후에도 철광석 등 기초원자재 조달 등 엄청난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INI스틸과 현대하이스코는 당진공장 정상화를 위해 앞으로 2조원의 신규투자와 3,000명의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또 가동 중인 A지구내 철근공장 외에 내년 7월에 A지구 열연공장(연산 180만톤), 2006년 8월에는 B지구 열연공장(연산 200만톤)과 냉연공장(연산 200만톤)의 가동을 시작해 총 700만톤 규모의 철강제품 생산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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