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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성부 장관의 인터뷰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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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성부 장관의 인터뷰 사절

입력
2004.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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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서 장관이 언론과 인터뷰해봐야 별로 득될 게 없을 것 같아서요."성매매특별법 시행 한 달을 맞아 이 법 제정을 주도한 지은희 여성부장관의 생각을 들어보려고 인터뷰를 요청했더니 내부논의 결과라며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그동안 "언론이 법의 부작용만 너무 강조해 ‘성매매 피해여성 인권보호와 업주 처벌강화’라는 법의 취지가 국민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누차 털어놨던 여성부였기에 전혀 예상치못한 반응이었다.

법의 목적을 다시 상기시키고, 부작용과 실효성에 대한 항간의 우려를 씻기 위해 노력해야 할 주무장관이 이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는 뭘까. 여성부 관계자는 얼마전 모 월간지에 실린 지 장관의 인터뷰 기사를 문제 삼았다. 내용을 입맛대로 가공해, 알맹이는 쏙 빠지고 선정적인 내용만 부각됐다는 것이다. 도대체 딱딱한 인터뷰 내용에 무슨 선정적인 것이 있을까 싶지만, 과연 그런 것이 인터뷰 거부의 사유가 되느냐는 것에 더욱 의문이 갔다.

물론 자신의 말이 이리저리 잘리고 짜깁기 돼 정반대의 옷을 입고 나왔을 때 느꼈을 장관의 허탈함과 배신감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잘못된 보도가 나오면 당당하게 반론 혹은 정정보도를 요구한다는 이 정부의 언론관에서 보면 이 사안은 항의의 대상은 될지언정 언론기피의 사유는 될 수 없다.

최근 국회 여성위의 여성부 국감에서 쏟아진 질책 중 하나는 "성매매특별법에 대한 건전한 비판을 넘어 의도적인 흔들기와 반발이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도 여성부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고 장관의 말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법 시행을 전후해 ‘성매매 업주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언론과 여론주도층의 각별한 협조를 당부한 지 장관. 그런데 지금 그 장수는 갑옷에 흙탕물이 튀는 것이 두려워 전장에 나서지 않고 있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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