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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아내의 외갓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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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아내의 외갓집

입력
2004.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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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외가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집과는 또 다른 꿈속의 요람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서는 잘 통하지 않는 응석도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앞에서는 무사통과다. 아들보다 딸이 예뻐서가 아니라, 또 친손주보다 외손주가 더 귀여워서가 아니라, 자랄 때에도 또 장성하여 결혼을 한 다음에도 아들보다 딸이 늘 안타까운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내가 늘 자랑처럼 하는 말이 있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우리 아이들처럼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 집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없을 것이다. 또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집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없을 것이다. 나도 그런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셨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계셨다. 아내 역시 그런 친가와 외가가 있었을 것이다. 외가에 갈 때마다 얼마나 응석을 많이 부리고, 또 귀한 대접을 받았는지 얘기도 많이 들었다. 갈 때마다 외할머니가 품에 안고 놓지 않으셨다고 한다.

그러나 한번도 아내의 외가에 가 본 적이 없다. 그 쪽 집안 어른들의 얼굴도 잘 모른다. 이번 가을 아내와 함께 아내의 외가에 한번 가 볼 생각이다. 어린시절 내 아내를 곱고 귀하게 대접해주신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고 올 참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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