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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 실링 血投…보스턴 새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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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 실링 血投…보스턴 새역사

입력
2004.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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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한국시각) 뉴욕 양키스타디움.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승 청부사’ 커트 실링(38)이 미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시리즈(7전4승제) 뉴욕 양키스와의 6차전에서 부상투혼을 발휘하며 ‘진정한 빨간양말(레드삭스) 사나이’로 우뚝 섰다.그는 디비전시리즈 때 찢어진 오른쪽 발목 건막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상태로 이날 출전, 하얀 양말을 피로 붉게 물들이며 양키스를 4-2로 꺾는 주역이 됐다.

이로써 보스턴은 시리즈 전적 3승3패로 승부를 7차전으로 몰고갔다. 메이저리그 사상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연패 후 7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간 팀은 보스턴이 처음이다.

발목 부상으로 1차전에서 정상 투구를 하지 못했던 실링은 이날 다리를 절면서도 막강 양키스 타선을 볼넷 없이 삼진 4개를 곁들이며 7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막아냈다. 실링은 또한 1차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양키스타디움에 모일 5만5,000 관중의 입을 다물게 해주겠다. 내가 보스턴에 온 이유는 양키스를 이기기 위한 것"이라는 약속을 지켜냈다.

에이스의 투혼에 타선도 힘을 냈다. 4회 2사 후 보스턴은 좌익선상 2루타를 친 케빈 밀라가 상대 선발 존 리버의 폭투를 틈타 3루까지 가자 제이슨 베리텍이 적시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올란도 카브레라의 안타로 2사 1, 2루의 상황에서 챔피언십시리즈 들어 부진에 시달리던 마크 벨혼이 홈런을 쏘아 단숨에 4-0으로 앞서나갔다. 실링의 구위에 눌린 양키스의 추격은 후반에야 시작됐다. 양키스는 7회말 1사후 포스트시즌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인 버니 윌리엄스의 솔로 홈런, 8회말 데릭 지터의 적시타로 1점씩 만회하며 2점차로 추격했다. 양키스는 9회말 볼넷 2개를 골라내며 2사 1, 2루의 찬스를 맞았으나 토니 클라크가 삼진으로 물러나 분루를 삼켰다.

양팀은 21일 오전 9시19분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최종 7차전 선발 투수로 각각 케빈 브라운과 팀 웨이크필드를 예고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 홈런이 2루타? 판정번복 2건

이날 경기에서 심판 합의로 판정이 번복되는 보기드문 장면이 2번이나 연출됐다.

4회초 보스턴 벨혼의 홈런과 8회말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수비방해가 그것. 4회초 벨혼의 홈런은 좌측 펜스를 넘어갔으나 펜스 바로 위에 서 있던 관중의 손에 맞고 다시 그라운드로 들어왔다. 되돌아온 공을 확인한 선심이 2루타를 선언했으나 보스턴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6명의 심판이 합의재심을 해 홈런으로 인정됐다.

8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투수앞 땅볼을 친 로드리게스와 공을 잡은 보스턴 투수 브론슨 아로요가 1루 베이스 앞에서 충돌하는 순간 공이 빠져 펜스쪽으로 굴러갔고, 로드리게스의 세이프가 선언되면서 1루주자 지터는 홈까지 밟았다.

하지만 6명의 심판이 재심의 한 결과 로드리게스가 태그를 피하기 위해 고의로 아로요의 팔을 친 것으로 판정, 지터의 홈인은 취소되고 지터는 1루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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