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주식지분에 의한 지배가 아닌 ‘기업 문화와 브랜드를 공유하는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형태의 경영체제를 공식 선포했다.SK그룹은 "18일부터 제주에서 지배구조개선 및 경영시스템 개선 방향과 관련한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어 주식지분으로 얽힌 경영체제를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 시스템을 갖춘 개별 계열사들이 브랜드와 기업문화를 공유하는 네트워크 형태로 바꾸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최태원 SK㈜ 회장은 세미나에서 "주식지분 소유구조로 묶여 총수가 모든 지배권을 행사하는 체제로는 더 이상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며 "개별 계열사 스스로 생존 조건을 갖추고 자율적으로 회사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조직으로 빠르게 전환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이는 지분 구조가 아닌 의사결정 체제 개선을 통해 기업 지배구조를 바꾸어 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자식이 어렸을 때는 부모와 한 집에서 살지만 성장하면 독립조건을 갖춘 아이부터 독립해스스로 살아가게 된다"는 말로 계열사 독립경영체제를 비유했다. 기업문화 및 브랜드 공유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한 집에서 같이 살지 않는다고 가족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며 "그 집안의 가풍과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여전히 한 가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독립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계열사별로 중장기 비전과 경영목표는 물론, 개인 평가 및 보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영활동을 스스로 결정하고 평가하는 자율경영시스템을 구축해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SK그룹은 새로운 50년을 향한 회사의 추구 가치로 ▦강한 기업 ▦신뢰받는 기업 ▦행복한 사회 등으로 설정하는 한편 종전 기업경영의 최우선 목표였던 ‘이윤극대화’를 ‘고객-구성원-주주-사회의 행복추구’로 바꾸고 사회공헌과 자원봉사 활동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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