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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大 천문우주학과 내일부터 별밤축제/별 75%는 연애중인 ‘雙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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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大 천문우주학과 내일부터 별밤축제/별 75%는 연애중인 ‘雙星’

입력
2004.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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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천고마비의 계절을 예찬하고 풍성한 수확을 노래하지만 그럴수록 솔로는 더 쓸쓸해지는 시기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올려다본 밤 하늘의 별마저 ‘쌍쌍’으로 웃으며 지구를 내려다보고 있다면 외로움은 훨씬 커진다.놀랍게도 이 ‘엉뚱한 상상’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우주의 무수히 많은 별 중 75% 이상은 둘씩 짝을 이룬 쌍성(雙星)으로 이들은 우주의 거리를 측정하는데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10월 22~23일 세종대학교 천문우주학과에서 ‘가을 밤! 연인 별을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별밤 축제를 미리 찾아 아름다운 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운명처럼 만난 무수한 연인별

별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둘씩 쌍을 이루는 이유에 대해 과학자들은 아직 확실히 밝히지 못했다. 다만 별이 만들어질 때 하나씩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십~수백개가 한꺼번에 탄생하며 이 과정에서 중력의 영향을 서로에게 미치는 두 개의 별이 운명처럼 쌍을 이루게 됐다고 추측할 뿐이다. 이들 쌍성들은 물리적으로 서로 연관돼 있으며 서로에게 중력의 영향을 끼쳐 일정한 궤도 운동을 하는 것이 특징.

지구에서 눈으로 보기에만 짝을 이룬 것 같이 보이는 쌍성은 ‘겉보기 쌍성(Optical Binary)’, 실제로 우주 공간에서 상호 궤도 운동을 하는 쌍성은 ‘안시 쌍성(Visual Binary)’이라고 부른다. 육안으로 볼 때 쌍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은 지구 대기의 영향으로 빛이 흩어져 하나처럼 보이거나 한쪽 별이 상대적으로 어두워 밝은 별의 빛에 가리기 때문이다.

대기가 안정되고 맑은 날, 천체 망원경을 이용해 밤 하늘을 꼼꼼히 살피면 쌍성을 찾아낼 수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북극성이나 백조자리의 알비레오 등도 모두 연인 별을 하나씩 갖고 있는 안시(眼視) 쌍성이며 가을철에는 북동쪽 안드로메다 자리에 위치한 알마크 쌍성이 잘 보인다.

◆우주 거리 측정하는 중요한 자료

쌍성, 그 중에서도 지구에서 볼 때 앞뒤로 겹치는 식(蝕)쌍성(Eclipsing Binary)은 천문학자들이 우주의 비밀을 푸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우주 공간에서 쌍성은 중력 등 물리적 원칙에 따라 움직이므로 이들을 꾸준히 관찰하면 질량, 온도, 밝기 등 멀리 떨어져 있는 별들의 절대값이 파악된다. 특히 젊은 별들이 모여있는 산개(散開)성단은 쌍성을 유난히 많이 갖고 있어 천문학자들에게 우주 정보를 간직한 보물 창고로 일컬어진다.

쌍성을 통해 우주에 관한 의미있는 결과를 밝혀내려면 별의 밝기를 중심으로 한 ‘광도 곡선’, 둘 사이의 시간에 따른 거리를 나타내는 ‘시선속도 곡선’, 온도와 관련되는 ‘에너지 곡선’ 등 세 가지 요소의 관측이 필요하다. 지구에서 볼 때 두 별이 겹치면 서로를 가려 밝기가 어두워지고 떨어지면 밝기가 밝아진다. 이 같은 주기적인 밝기 변화는 쌍성의 질량과 속도 등을 알아내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태양은 짝없이 존재하는 낱별

쌍성을 통해 얻어낸 수치들은 궁극적으로 우주의 거리를 측정하는 공식을 구하는데 활용된다. 지구에서 보이는 별의 밝기와 실제 밝기 사이의 차이를 구하는 공식, 혹은 아직 논란이 분분한 ‘허블상수’ 등 우주의 거리 측정과 관련한 결정적 자료가 쌍성에 담겨 있다.

인간 세상과 마찬가지로 별 역시 ‘삼각 관계’, ‘사각 관계’를 이루기도 한다. 그러나 복잡한 관계를 이루는 별들로부터 얻은 관측 자료는 너무 많은 물리적 법칙이 얽혀 있어 공식이나 상수를 구하기 위해 적용하기에는 무리.

그렇다면 ‘아홉 남매’를 거느린 태양의 짝은 누구일까. 안됐지만 태양은 우주에 짝 없이 홀로 존재하는 ‘낱별’이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태양에게 연인 별이 없는 것이 다행이라고 입을 모은다. 태양이 쌍성이었다면 규칙적인 공전 및 자전 운동을 하는 안정된 태양계 자체가 존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도움말 세종대 천문우주학과 이재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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