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0일 건설업체의 전자입찰 시스템에 침입, 입찰정보를 빼낸 혐의(입찰방해 등)로 목재회사 직원 이모(24)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에 따르면 목재회사 S사의 전산담당직원인 이씨는 지난해 7월 대형건설업체 L사가 발주한 서울 사당동 아파트의 나무창호 공사 입찰에 참여했다가 경쟁 입찰업체의 사업자등록번호만 있으면 발주사인 L사 사이트에서 해당업체의 ID와 암호를 알 수 있어 업체의 응찰가를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S사의 다른 직원 2명과 함께 200여개 중소 하도급업체의 응찰가를 빼내 이들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 올 초까지 L사가 발주한 공사 6건(130억원어치)을 따낸 혐의다. 이들은 L사와 비슷한 허점을 보인 2곳의 다른 건설업체 전자입찰 시스템에도 침입, C건설사가 발주한 공사 1건을 따내기도 했다. 이씨는 "돈을 주면 경쟁업체들의 입찰가를 알려 주겠다"고 다른 업체들에 제의했다가 제보를 받고 추적한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해커라고 부르기도 힘든 이씨 정도의 일반인이 취약점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수 회사의 전자입찰 시스템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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