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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美대선 D-12/박빙의 대접전…목타는 '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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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美대선 D-12/박빙의 대접전…목타는 '한 표'

입력
2004.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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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존 케리 상원의원의 지지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등 극심한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투표일을 앞두고 쏟아지는 여론조사 결과마다 큰 편차를 보이고 있어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예측할 수 없는 형국이다.◆들쭉날쭉 일반 유권자 여론 조사 결과

최근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투표 예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의 지지도 편차는 0% ~8% 포인트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케리 후보가 앞선 경우는 거의 없고 대체로 부시와 케리의 동률이나 부시의 우세를 예상하는 조사가 대부분이다.

갤럽이 16일 발표한 지지도 조사에서 부시가 케리를 8%포인트(52 대 44) 앞서는 등 것으로 나타나 가장 큰 격차를 보였으며 폭스뉴스 7%포인트(49 대 42·18일 발표), 뉴스위크 6% 포인트(50 대 44·15일) 워싱턴포스트 5%포인트(51 대 46·19일), 뉴욕타임스·CBS 2% 포인트(47 대 45)의 차이로 부시가 앞섰다.

그러나 2000년 대선 때 결과를 가장 근접하게 적중했던 조그비인터내셔널 조사에서는 18일, 19일 두 후보가 각각 47%로 동률을 기록했고 20일에도 똑같이 45%를 얻어 사흘 연속 숨막히는 접전을 계속해 나갔다. 18일의 NBC·월스트리트저널 공동조사에서도 48%씩 두 후보의 지지율이 같았다.

◆엇갈리는 주별 판세=두 후보가 얻게 될 주별 선거인단 판세분석에서도 각 조사기관마다 서로 다른 결과를 내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208 대 170), USA투데이(216 대 213) 보스턴 글로브(213 대 179)는 부시가 현재 더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했고, 뉴욕타임스(213 대 221)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148 대 170)는 케리의 우세를 꼽았다.

그러나 각 조사마다 접전주 판세에 대한 예측 결과가 달라 실제 유권자의 동향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모든 조사에서 두 후보 모두 당선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나 아직 대세를 가르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왜 편차 심한가=미 언론들은 ‘등록 유권자’와 ‘투표 가능 유권자’를 구분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등록 유권자 모두가 투표하는 게 아니므로 여러 항목의 조사를 통해 투표할 것 같은 유권자를 추려내 지지도를 따로 조사하는 방식이다. 투표 가능 유권자 조사는 등록 유권자 조사보다 표본 모집단은 작지만 보다 결과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투표 가능 유권자를 판단하는 기준이 각 기관마다 다른 데다 이번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신규 등록자가 늘어나면서 조사의 정확성과 지지율 분석의 신뢰도에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휴대전화만 보유한 유권자들이 많아졌고 유선전화 이용자도 발신자 전화번호 인식 장치를 보고 선별해 응답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여론조사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ksi8101@hk.co.kr

■10大 변수에 희비 갈린다/MSNBC 여론조사

미 대선의 당락은 ‘10대 변수’가 가른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간 팽팽한 접전으로 누구도 당선을 장담하지 못하는 가운데 미 MSNBC 방송은 20일 여론조사 결과, 이라크에서의 돌발 사건 발생 여부, 신규 등록 유권자들의 향방 등 10대 변수가 이번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MSNBC는 "엎치락 뒤치락 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유권자들의 한 표 행사를 부추기거나 좌절 시킬 수 있다"며 어느 때보다도 지지도 조사의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방송은 또 "공화당원 못지않게 안보를 중시하는 민주당 지지자, 민주당원 못지않게 중도 노선을 중시하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교차 투표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싱클레어 TV ‘反케리 다큐’ 각계 반대로 일부만 방영키로-自社 지국장까지 반발

이번 주말부터 미국 전역의 62개 네트워크를 통해 반(反)케리 다큐멘터리 ‘훔친 훈장: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본격 방영할 예정이던 방송재벌 싱클레어 그룹이 주가 폭락, 내부반대 등으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싱클레어 그룹은 18일 케리 후보의 과거 베트남전 반전활동 등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의 상영 계획을 비판한 워싱턴 지국장 존 리버맨을 전격 해고했다.

리버맨은 전날 ‘볼티모어선’지 기고를 통해 "빤히 보이는 정치꼼수"라고 자사의 방침을 비꼬았다. 리버맨의 해고조치에 대해 미 언론들은 "회사의 정치적 방침을 소속원에까지 강요하는 독선"이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대리점, 가구 제조업체 등 광고주들은 싱클레어 그룹의 정치적 편향성을 이유로 광고제공을 중단했고, 시청자 및 미디어 감시단체들은 방송 허가 갱신을 불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7일 나스닥 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주가가 갑자기 8%나 빠졌다.

더욱이 방영 되지도 않은 프로그램마저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베트남 참전용사로 이 프로그램에 등장한다는 케네스 캠밸은 17일 " 여러 장면을 모아 마치 반전운동가들이 거짓말을 한 것처럼 꾸몄다"면서 명예훼손 혐의로 프로듀서를 고소했다. 프로그램이 송사에마저 휘말리자 당초 19일부터 상영할 예정이던 필라델피아의 한 극장은 방영취소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안팎에서 저항이 잇따르자 싱클레어 그룹은 19일 반 케리 다큐멘터리의 일부만 방영키로 결정했다.

거센 여론의 반발과 집단 소송 움직임에 한 발 물러선 것이다. 그러나 일부 방영에 대해서도 케리 지지자들은 "일부건 전부건 편파적인 방송은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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