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건물은 사람의 손길이 닿을 때 생명력을 갖습니다. 사람 체취를 남길 수 있도록 애정을 갖고 닦아주세요."19일 오후 경복궁 경회루(慶會樓·국보 제224호)에서는 수 십년 간 누마루(누각 2층 마루)에 쌓인 묵은 때를 벗기기 위한 ‘바닥 길들이기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문화재청이 40여년간 ‘금단의 장소’였던 경회루의 일반공개를 앞두고 마련한 이벤트이다. 정동채 문화관광부장관, 유홍준 문화재청장 등 문화계 인사와 ‘아름지기’ ‘우리 궁궐지킴이’ 등 시민단체 회원 100여명이 참석해 2시간 동안 마루 구석구석을 닦아냈다. 당초 전래 보존방식에 따라 바닥에 콩기름 칠을 할 계획이었으나, 벌레 서식 등을 우려해 일단 물걸레와 마른걸레를 사용하는 청소방식을 택했다.
290평에 이르는 현존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누각인 경회루는 외국 사신들을 접대하던 명소. 1961년 5·16을 계기로 30경비단이 경복궁에 주둔하면서 접근이 금지된 후, 먼지가 쌓이고 좀이 심하게 슬었다. 문화재청은 난간 보완공사를 거쳐 이르면 11월부터 일반에 공개하되 문화재청 홈페이지(www.ocp.go.kr) 에서 예약을 받아 하루 3, 4회 정도 각 50명씩만 덧신을 신고 출입시키며, 입장료도 받기로 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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