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하지만 가볍지 않은 노래 가득*김윤아 ‘젊은 예술가상’수상 영예도
17일 발표한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수상자들 중에 음악 팬들에게는 너무나 귀에 익은 이름이 올려져 있었다. 4인조 록밴드 자우림의 ‘홍일점’ 김윤아. 7년간의 변함없는 음악활동과 일본에서의 활동을 높이 평가한 정부가 그녀를 우리나라 대중예술의 미래를 걸머질 인물로 꼽은 것이다. "상을 받게 되니 기분이야 무지 좋죠. 멤버들이 한턱 내라고 난리에요."
2년 만에 나온 5집 음반 ‘올 유 니드 이즈 러브(All You Need Is Love)’를 들고 멤버들과 함께 찾아온 김윤아는 말투처럼 명랑함과 맹랑함이 철철 넘친다. 그러면서도 절대 가볍지 않은 조화로움. 농익은 연주, 소녀 같으면서도 성숙한 보컬은 흠을 찾기 힘들게 만든다. "자우림은 상당히 많은 얼굴을 가진 밴드에요. 밝은 것은 어둡게, 어두운 것은 가볍게 담아 왔어요. 인생 자체가 그렇지 않나요. 이번에는 좀 더 밝은 것을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결국 지금까지 해왔던 음반들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어요."
5집은 인트로곡인 ‘Luv Pill’부터 심상치 않다. 경쾌한 기타 선율과 드럼이 음반의 성격을 규정짓듯 흥겹기 그지없다. 김윤아가 작사 작곡한 타이틀 곡 ‘하하하 쏭’은 제목 그대로 ‘마음껏 웃어보라’고 권유하는 곡. ‘라라라라 후회는 저 하늘에 날리고/라라라라라라라라 친구여 새롭게 태어나게/하하하하…’ 궁짝거리는 관악기 소리와 김윤아의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에 담긴 가사를 듣다 보면 미소 짓지 않을 수 없다.
한없이 가벼운 듯한 음반은 뒤로 갈수록 멜로디와 가사 모두 무거워진다. 그 중 ‘실리콘 벨리’는 성형수술로 자기 몸을 상품화하는 세태를 적나라하게 비판한 곡. "길을 걷다가 몸에 칼을 댄 것이 너무 드러나 보이는 한 여자를 보고 무서웠어요. 겉은 화려해도 그 사람은 참 외로울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97년 1집 ‘밀랍천사’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지도 벌써 7년. 그 동안 김윤아는 2개의 솔로앨범을 냈고, 리더 이선규(기타)와 김진만(베이스)은 초코크림롤스라는 프로젝트 그룹활동을 했다. 여느 밴드처럼 한번쯤 불협화음이 있었을 법 한대, 그들은 흔들림 없는 팀워크로 코드를 맞춰왔다. 이선규의 말. "무엇을 하겠다는 야심으로 뭉친 밴드가 아니에요. 다른 밴드처럼 되고 싶다 생각해본 적도 없어요. 목적의식이 없는 편안함이 서로를 이끄는 힘인 듯 싶어요."
자우림은 크리스마스 즈음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등 대도시 4,5 곳을 돌며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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