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인천시장이 ‘굴비상자 속 현금 2억원’사건 수사가 본격화된 8월31일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굴비상자를 전달한 B건설업체 대표 이모(54· 구속)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또 안 시장측이 굴비상자의 출처와 상호를 알 수 있는 원래의 보자기는 없애고 다른 보자기와 함께 클린센터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안 시장이 굴비상자를 건넨 인물이 대표 이씨라는 점을 미리 알았고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인천지방경찰청 임창수 수사과장은 19일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안 시장이 8월30일 굴비 상자에 든 뭉칫돈을 클린센터에 신고하는 과정에서 굴비 상자 보자기가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임 과장은 "B건설업체 대표 이씨는 광주광역시 소재 재래시장의 한 수산업체에서 굴비 상자와 보자기를 구입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이 굴비 상자 등을 압수했을 때 보자기에는 인천시 수산업체의 상호가 적혀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안 시장이 광주 상호와 전화번호 등이 적힌 보자기가 드러나면 돈을 건넨 사람 등이 쉽게 밝혀질 것을 우려해 이를 은폐하기 위해 보자기를 바꿔치기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안 시장이 당초 출처가 불분명한 돈이 전달돼 클린센터에 신고했다고 말한 점에 비추어, 이를 꿰맞추기 위해 보자기를 바꾸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안 시장은 이씨가 지난달 23일 뇌물공여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기 직전까지 이씨와 전화통화를 했다"며 "그러나 수사가 완전히 종결되지 않은 만큼 통화 횟수와 문자메시지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오늘 검찰 불구속 송치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안 시장을 20일 ‘불구속 기소’ 의견과 함께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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