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방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남제주군의 한 펜션. 제주도행 비행기를 같이 탄 것이 인연이 돼 사랑을 시작한 수민(최정윤)과 형우(정보석)가 함께 지프차를 타고 들어온다. 가을 하늘 아래 귤이 금빛으로 익어가는 그 시간이 두 사람에겐 축복이겠지만 그 밖의 모든 사람에겐 그렇고 그런 ‘외도’에 불과할 따름이다.다음달 1일부터 시작하는 KBS 2TV 아침드라마 ‘용서’(극본 김지수·연출 전성우)의 촬영현장이다. 아침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불륜’과 그로 인한 가정의 파탄을 또 다시 그리는 ‘용서’. 그러나 주인공 수민 역을 맡은 탤런트 최정윤(28)의 생각은 꼭 그렇지 않은 듯했다. "두 사람의 시작은 불륜이 아니었어요. 수민은 형우가 유부남인지 몰랐으니까요. 전 수민의 행동을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MBC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에서 경민(김래원)을 두고 정은(정다빈)과 경쟁하던, 얄밉고 못된 법대생 혜련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는 그녀는 이번 작품을 선택한 것을 두고도 자신있어 했다. "아침 드라마라서 솔직히 첨엔 안 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대본이 좋고 언젠가는 저도 아침드라마에 출연할 거, 빨리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최정윤이 연기하는 수민은 아내의 불임 때문에 괴로워하는 건축 설계사 김형우(정보석)와 사랑에 빠지는 20대 중반의 영어통역가이드. 인영(정선경)이 이들의 관계를 알고 이혼을 해주지 않자 혼자 형우의 아이를 낳아 키우지만, 결국 아이를 빼앗기게 되는 여자다. "현대판 ‘미워도 다시 한 번’이에요. 어떻게 보면 식상하고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저는 ‘애정의 조건’처럼 징한게 좋아요. 가볍고 그런 내용은 왠지 싫더라구요."
제주=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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