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주 : 홍길동 (XX 친목회)’대표자 명의의 예금 계좌에 실소유주인 단체 명의를 부기했을 때 은행은 이 예금의 소유권자를 누구로 인정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표자 실명 확인만 하고 임의 단체 증빙 서류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대표자 개인 소유로 인정된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종친회 산악회 동창회 친목회 등 법인격이 없는 사적 단체의 예금의 소유권을 두고 금융 분쟁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경우 60만1,686개(8,748억원)의 임의 단체 계좌 중 단체 명의로 개설된 계좌는 0.7%(4,161개)에 불과했고, 나머지 93%(59만7,525개)는 대표자 개인 명의로 개설됐다. 개인 예금으로 분류될 경우 예금주의 채무 등으로 압류나 상계 조치 등이 취해지기도 해 은행과 단체 소속원들 간의 분쟁과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임의 단체 명의로 예금을 개설하는 데 요구되는 제출 서류를 간소화하는 등 법규 개선을 재정경제부에 건의하는 한편, 이같이 분쟁 소지가 있다는 사실을 고객들에게 의무적으로 사전 고지토록 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 전체로 개인 명의로 된 단체 예금이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단체명을 도용한 개인재산 은닉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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