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가 보유 지분을 늘리면서 목적을 ‘순수 투자’라고 밝히는 이상한 공시가 늘고 있다.18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8일 새 공시제도를 실시한 지 1주일여 만에 이 같은 대주주 지분 공시가 10여 건을 넘고 있다. 경영 참여를 내세워 주가를 농단하는 ‘슈퍼 개미’를 막기 위해 도입된 새 공시제도는 지분 확대를 공시할 때마다 보유 목적이 단순투자인지 혹은 지배권과 관련된 것인지 밝히고, 지배권 관련일 경우 현재 경영 참여 여부, 향후 경영진 변경계획, 향후 지분 취득계획 등에 대해 상세히 알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삼성물산의 대주주인 삼성SDI가 지난 12일 물산 지분을 8.25%에서 11.24%로 높였다고 공시하면서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힌 데 이어 삼영화학 오리엔트 넷웨이브 국제약품 등 10여개사의 대주주도 지분 확대 목적을 순수 투자로 기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순수투자가가 꾸준히 지분을 사 모으다 뜻하지 않게 최대주주가 된 경우가 아니라 그 동안 경영권을 행사해온 대주주가 지분을 늘리면서 이같이 공시하는 것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 등 중요한 정보를 감추기 위한 목적일 수 있으므로 시정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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