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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順 선발이 수시모집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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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順 선발이 수시모집이냐"

입력
2004.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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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장·교사 대책회의 주장*"부풀리기 주로 체육 등 예체능"

*새 입시안 내신 강화엔 부정적

"내신 부풀리기를 전체 학교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습니다."

18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회의실. 25일 교육인적자원부의 ‘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 최종안’ 발표에 앞서 일선 학교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전국 12개 시·도의 고교 교장과 부장교사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업성적 신뢰제고 대책회의’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먼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내신성적 부풀리기에 대해 담아 뒀던 속내를 털어놓았다. 한 교장은 최근 2~3년간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교의 전체 과목 평균 점수가 75점 내외라는 내신성적 자료를 ‘증거물’로 제시하면서 "억울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 교장은 "일부 고교가 성적 부풀리기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다수 고교는 내신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주관식 출제를 병행하고 평균 점수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나름대로 애쓰고 있다"며 "성적 부풀리기도 주로 대학이 내신 반영을 하지 않는 체육 등 예·체능 과목에 집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기세 서울 구일고 교사는 "국가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문제은행식으로 상·중·하 수준에 맞춰 평가 문항을 개발, 고교측에 제공한 뒤 이를 토대로 시험문제를 내면 부풀리기도 없어지고 지역 및 학교별로 다른 난이도에 대한 보완 작업도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한 교사는 "대학이 내신성적의 석차백분율을 반영하고 평어는 쓰지 못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의 고교등급제 적용 사실이 드러나 홍역을 치른 수시모집의 효용성도 도마에 올랐다. 이영철 경기 고양 백석고 진학담당 교사는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들 때문에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힘들다"며 수시모집을 없애든지 2학기만 시행할 것을 교육 당국에 요구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고교등급제를 겨냥, "대학이 등급제까지 적용하면서 우수 학생을 선점하는 등 자기들 밥그릇만 챙기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성토했다.

새 입시안의 핵심인 내신 비중 강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한 참석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비중이 약화될 경우 내신 성적 관리가 힘든 학교의 학생들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부 교사들은 현 수능이 안고있는 허점을 질타하기도 했다. 진학담당만 15년을 했다는 한 교사는 지난 9월 실시된 2005학년도 2차 수능모의평가 결과를 보여주면서 "본수능에서 자연계 학생들이 난이도가 높은 수리 ‘가’형보다 점수를 따기 쉬운 수리 ‘나’ 형을 대거 선택할 게 확실시 된다"며 "미·적분 시험도 보지않은 학생들이 대학 자연계에 진학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간담회에 이어 19일 시·도 교육감 회의와 주요 대학 총장 및 지방 거점 국립대 입학처장 회의, 20일 수도권 주요 대학 입학처장 회의, 22일 교원단체 회의를 잇따라 갖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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