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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신 부풀리기가 이 정도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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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신 부풀리기가 이 정도였다니

입력
2004.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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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내신성적 부풀리기 실태가 정확한 수치로 공개됐다. 국회 안상수 의원이 밝힌 지역별 교육청 자료내용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학생의 80% 이상이 ‘수’인 과목이 수두룩한가 하면 특정과목에선 전원이 ‘수’를 받은 경우도 있다. 특히 이런 일이 일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자립형 사립고, 특목고 등을 가릴 것 없이 일반화한 현상임이 드러났다. 혹 자료상의 36개교가 전국 모든 고교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이는 더 심각한 문제를 상정하는 것이다. 원칙에 입각하여 성적을 평가한 고교는 입시에서 부당한 불이익을 당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자료가 시사하는 바는 명백하다. 내신이 평가지표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이런데도 입시에서 내신 반영을 더 확대해야 한다든지, 고교별 학력차 고려가 위헌적이라고 하는 주장은 현실을 도외시한 억지다. 원칙이 존중되려면 현실적 타당성을 가져야 한다. 내신성적이 객관적인 학업성취도를 나타내지 못하는 한 현행 대입제도에 대한 논란은 본질적으로 공허하다.

이런 점에서 교육부가 내신 부풀리기 방지책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교사별 평가제도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내신 부풀리기는 학교와 교사, 학부모 저마다의 이기적 태도로 인한 것이지, 평가 주체나 시스템이 원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불가피한 학력 차이가 문제라면 차라리 적정하게 분할한 지역단위 모의고사를 통해 내신등급을 부여하는 방안이 더 합리적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 자료가 슬금슬금 나올 때마다 매번 사안을 보는 시각을 수정해야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우리는 처음부터 관련자료가 전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논의도 의미가 없음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러고 보면 도대체 교육 당국은 문제 해결의 의지를 갖고 있기나 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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