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신과 성전, 알 카에다 연대 공개서약*美 "테러조직 대대적 공격 신호탄" 긴장
요르단 출신의 테러리스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사진)가 이끄는 무장단체 ‘유일신과 성전’이 17일 인터넷을 통해 9·11 테러를 감행한 오사마 빈 라덴에 충성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빈 라덴은 모든 이교도와 배교자에 맞서 싸우는 이슬람 군대의 최고 지도자"라고 추켜세운 뒤 "라마단(단식월)이 도래하고 이슬람을 단결시킬 필요성이 있어 빈 라덴에 충성을 맹세한다"고 밝혔다.
자르카위가 알 카에다의 이라크 전진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는 주장은 미국 정부에 의해 제기돼 왔으나 빈 라덴에 대해 공개적으로 충성을 다짐한 것은 처음이다.
성명은 "자르카위는 알 카에다 형제들과 8개월간 의견을 교환해 왔다"고 언급, ‘충성서약’이 양측의 치밀한 조율 하에 이뤄진 것임을 은근히 알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명이 빈 라덴의 상징성을 이용, 더 많은 이슬람 전사들을 ‘유일신과 성전’조직으로 흡수하려는 전략일 것으로 보고 있다. 빈 라덴을 끌어들임으로써 단순한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이슬람의 순수성을 대표하는 순교자의 이미지를 강화해보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충성 서약이 미군의 전투의지를 꺾기 위해 마련된 언론 플레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르카위와 알 카에다가 실제 접촉했느냐 여부를 떠나 이 성명은 미군의 신경을 예민하게 하고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히 라마단 시작 직후 성명이 나왔다는 점에서 미군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미국 정부가 빈 라덴과 같은 2,5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현상금을 걸고 있는 자르카위는 지난해 바그다드 유엔본부 폭탄테러과 한국인 김선일씨를 비롯한 외국인 인질살해 등 이라크에서 수십건의 각종 테러를 저지른 배후로 알려져 있다.
미군은 자르카위의 ‘유일신과 성전’이 수니파의 저항 거점으로 알려진 팔루자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고 보고 이 지역을 집중 공격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팔루자 뿐 아니라 사마라와 라마디, 바그다드까지 그 세력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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