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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모집인이 뜬다…외국계銀에서 국내銀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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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모집인이 뜬다…외국계銀에서 국내銀으로 확산

입력
2004.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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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최저금리 무담보 무보증 신용대출, XX은행 개인금융부 담당자 OOO, 핸드폰 XXX-XXX-XX XX.’2~3년 전부터 흔히 볼 수 있는 길거리 홍보 전단지다. 주로 외국계 은행 ‘대출 모집인’들이 개인적으로 뿌리는 광고다. 자금 여력은 충분하지만 국내 영업망이 부족한 씨티 HSBC 스탠다드차터드 등 외국계 은행은 이같은 대출 모집인을 활용해 자산 규모를 늘려 왔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국계 은행의 전유물이었던 대출 모집인 제도가 최근 들어 국내 시중은행에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돈 굴릴 곳 없는 은행권이 창구에 가만히 앉아서 고객을 기다리는 대신 ‘세일즈맨’을 활용해 공격적으로 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의 보험 모집인, 신용카드 업계의 카드 모집인에 이어 이제 은행권에는 대출 모집인이 본격 등장한 것이다.

곧 씨티은행과 통합될 한미은행은 이달초 신용 대출과 닥터론(의사 대상 대출)을 취급할 여신전문 영업인력(대출 모집인)에 대해 신규 모집을 실시했다. 이미 250명 가량의 대출 모집인이 활동하고 있지만, 규모를 확대해 특정 대출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한미은행 전략영업팀 관계자는 "일부 계약직도 있지만 대부분 개인 사업자로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며 "통합 한국씨티은행이 출범하면 대출 모집인 영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제일은행은 6월말 처음으로 모기지론 상품을 취급하는 대출 모집인 제도를 도입했다. 출범 당시 50명 안팎이었던 모집인 수는 3개월여만에 두 배 가량 늘어난 93명으로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 점포가 타행에 비해 적기 때문에 규모의 열세를 만회해 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2000년말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먼저 대출 모집인 제도를 도입, 지금은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200명 가량의 모집인이 월 평균 유치하는 대출은 1,000억원 안팎. 통상 모집인 지급 수수료율이 0.3% 안팎으로 매월 지급되는 수수료만도 3억원에 이른다.

이들 은행 외에 국민 우리 등 대형 은행들도 조만간 대출 모집인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사전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각 은행들은 부동산중개업소와 제휴를 맺고 대출을 알선 받고 있어 향후 외부 인력을 활용한 대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칫 혼탁한 경쟁으로 사채업자 대출 영업 등과 혼선을 빚는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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