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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 옥스퍼드大의 정부 간섭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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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 옥스퍼드大의 정부 간섭 경고

입력
2004.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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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5월 영국에서는 한 공립학교 출신 여학생의 옥스퍼드대학 낙방이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된 일이 있다. 학력평가시험에 해당하는 GCSE 시험 10과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여학생이 옥스퍼드에는 떨어지고, 미국 하버드대학에 1억3,000만 원을 받는 장학생으로 선발된 것이다.당시 재무부 장관은 이 여학생이 구식 면접제도 때문에 낙방했다고 개탄했고, 교육부 장관과 총리실도 합세해 옥스퍼드대를 공격했다. 그러나 옥스퍼드대는 학생의 면접 태도 때문에 잠재력을 평가하기 어려웠다고 일축했다. 보수당 관계자도 학생 선발 과정에 정부가 간섭하지 말라고 했다.

물론 옥스퍼드대는 다른 대부분의 영국 대학과 마찬가지로 등록금을 거의 받지 않고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하는 대학이다. 이 대학은 이달 초에는 정부가 공립학교 출신을 더 뽑으라는 평등주의 교육 정책을 강행한다면 앞으로 15년 이내에 사립대학으로 전환해 정부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정부 간섭은 교육의 독립성을 침해하며 학업 능력을 중시하는 학생 선발 원칙은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국립대학조차도 독립행정법인으로 전환했으며, 교육 서비스 시장에서 자유경쟁을 시작했다. 정부가 공립학교를 설립하고 운영은 민간에 위탁하는 공설민영(公設民營)도 추진하고 있다. 도쿄 지역은 지난해부터 공립학교 학군제를 전면 폐지했다. 심지어 FA(Free Agent) 교사 제도를 추진하는 지역도 있다. 자유계약 운동선수와 같은 ‘자유계약 교사’인 셈이다.

일본은 바우처(voucher) 제도도 도입하고자 한다. 바우처는 증서란 뜻이지만 여기서는 ‘수업료 쿠폰’이라고 보면 된다. 교육 당국이 학생에게 쿠폰을 발행하고, 학생은 원하는 학교를 선택하여 쿠폰을 제출한다. 그러면 학교는 이 쿠폰에 해당하는 만큼 교육 당국으로부터 학교운영비를 받는다. 물론 저소득층 자녀에게는 무상으로 쿠폰을 발행하여 교육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평판이 좋은 학교는 운영자금이 많아져서 교육 내용에 충실을 기할 수 있지만 평판이 나쁜 학교는 자금 부족으로 도태될 수도 있다.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학교 간 경쟁원리에 의해 교육의 상향 평준화를 도모하자는 제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떤 실정인가? 사립 고교까지 학군제에 묶여서 꼼짝 못한다. 사립대학의 전형방법마저 시시콜콜 간섭한다.

조영일 연세대 화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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