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일 청와대 정무수석실 직원을 사칭하고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주부들에게 가족을 청와대에 취직시켜 주겠다며 돈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양모(49)씨를 구속했다.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해 10월 초순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이모(47·여)씨에게 접근, "청와대 정무수석 보좌관인데 정무수석에게 부탁해 딸과 남편을 청와대 암행 감찰반에 취직하게 해 주겠다"고 속여 1,100여만원을 가로채는 등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34차례에 걸쳐 주부 7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모두 1억1,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양씨는 진짜 청와대 직원처럼 보이기 위해 고급 정장을 입고 그랜저 승용차를 이용했으며 평소 신문을 꼼꼼히 읽어 주부들에게 정치상황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과시하기도 했다.
양씨는 자신의 승용차에서 침식하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다가 13일 서울 수유동 J모텔에서 인터넷으로 또 다른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중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양씨는 부인에게 보내는 유서와 농약이 든 음료수 병을 휴대하고 있었으며, 함께 발견된 휴대전화와 수첩에는 피해자들의 것으로 보이는 전화 번호가 40~50개 들어 있어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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