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없이 가능한 최대 성장능력최근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수준을 놓고 정부와 민간경제연구소 사이에 공박이 오갔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996~2003년 잠재성장률은 5.4%였지만, 2004~2010년에는 4.0%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자 정부가 ‘아직도 5%대’라고 반박한 것이죠.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가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를 총동원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능력을 말합니다. 잠재성장률이 4%라면 아무리 고용을 늘리고 공장가동률을 높여도, 물가상승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4% 이상 성장을 달성하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1,000cc 자동차를 2,000cc처럼 몰다가는 탈이 날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자동차 엔진출력이 떨어지듯 구조적으로 저성장 시대로 접어드는 것이죠.
삼성경제연구소가 잠재성장률을 4.0%로 낮춘 근거는 자본과 노동 등 요소 투입의 성장률 기여도가 2.3%에서 2.0%로 떨어지고, 총요소생산성의 성장률 기여도도 3.1%에서 2.0%로 하락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요소 투입에 의한 성장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정부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성숙기에 진입했고, 인구구조도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생산성 기여도를 1.1%포인트나 떨어뜨린 것은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본 것이라는 반론입니다. 경제시스템을 선진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인다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겁니다. 어쨌든 우리나라가 4%대 저성장이냐, 5%대 유지냐의 갈림길에 처한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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