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9년 10월18일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이 파리에서 태어났다. 1941년 같은 도시에서 졸(卒). 베르그송이라는 이름에서 사람들이대뜸 떠올리는 말은 ‘생(生)의 비약’(elan vital)일 것이다. ‘창조적 진화’(1907)라는 책에서 첫 선을 보인 이 용어는 베르그송의 ‘생(生)의 철학’의 바탕을 이루는 개념이다. 순수지속으로서의 생명은 이질적인 것에서 이질적인 것으로 향해 가며 끊임없이 새로운 상태를 낳는 바, 이 생명은 단순한 물질적 결합이라는 기계적 질서를 통해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내적인 생명 충동, 곧 동적이며예견 불가능한 힘인 생의 비약을 통해 창조적으로 진화한다. 곧, 생의 비약이란 모든 생명의 다양한 진화나 변화의 밑바닥에 존재해 도약을 미는 근원적 힘이자, 끊임없이 유동하는 생명의 연속적 분출이다.베르그송에 따르면 창조적 진화는지성이 아니라 직관에 의해 파악된다. 지성은 정적이고 고정된 것을 파악하는 능력인 데 비해, 직관은 대상의 내면에 깊이 파고 들어 있는 그대로의 동적인 진상, 곧 절대적 지식을우리에게 주기 때문이다. 직관을 지성의 우위에 두는 베르그송의 관점은 지성의 산물인 자연과학이 직관에 바탕을 둔 형이상학의 도움을 받아야만 생의 지속·생성·진화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인류가 지성의 산물로서 정적인 도그마에 지배되는 ‘닫힌 사회’로부터 (신비적) 직관에 바탕을 두며 진보·다양성·자유를 구가하는 ‘열린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주장에까지 이른다.
오늘 주인공의 이름을 외래어 표기법에 맞춰 쓰자면 ‘베르크손’이다.그러나 베르그송이라는 이름이 이미한국에서 관례가 된 이상 ‘베르크손’을 고집하는 것은 완고하고 현학적인 원음주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그래도 한 번만 살짝 써보자. 베르크손은 1927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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