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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에 걸린 운보 그림 친일作 ‘적진육박’과 흡사/민족문제硏 "몰역사성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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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에 걸린 운보 그림 친일作 ‘적진육박’과 흡사/민족문제硏 "몰역사성 입증"

입력
2004.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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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청사에 걸려 있는 운보 김기창(1914~2001) 화백의 대형 그림이 그의 대표적 친일 작품으로 분류되는 ‘적진육박’이라는 그림과 거의 유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국방부 청사 1층 입구에 걸려 있는 가로 2c·세로 3c 크기의 ‘적영(敵影)’이라는 그림은 한국군 파월부대의 전투 중 가장 치열했던 베트남 638고지(일명 안케고개) 전투를 묘사한 작품이다. 이 그림은 1972년 6월14일부터 7월4일까지 베트남을 방문한 김 화백 등 중견작가 10명이 월남전쟁기록화전에 출품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 이후 국무위원 등이 구입해 국방부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내에서는 사실상 친일활동을 한 화가로 분류된 김 화백의 그림이 국방부에 걸려 있다는 점과 이 그림이 그가 일제 시대 당시 황군의 육박전을 묘사해 그린 ‘적진육박’이라는 작품과 거의 흡사하다는 점에서 비난이 거세다.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적진육박’은 일제 군국주의를 찬양하고 황국신민의 영광을 고취하기 위해 조선총독부의 후원을 받아 경성일보사가 44년 3월부터 7개월간 서울에서 연 ‘결전 미술전람회’에 출품됐으며, 남양 군도에서 소총에 대검을 끼우고 적진을 향해 돌진하는 황군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연구원은 "과거 친일행적에 대한 반성과 고민 없이 태평양 전쟁 당시 미군을 물리치는 일본군을 묘사한 작품과 비슷하게 한국군의 베트남전 그림을 다시 그렸다는 사실은 작가의 몰역사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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