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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쟁력 추락 겸허히 반성하면 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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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쟁력 추락 겸허히 반성하면 될 것을

입력
2004.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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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04년 국가경쟁력’조사에서 우리의 국가경쟁력이 지난해 18위에서 29위로 추락한 데 대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불만 표출은 국민을 어리둥절케 한다. 이 부총리는 지난 15일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WEF의 발표가 춤을 춘다"며 "과연 공신력 있는 기관이 이렇게 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국가경쟁력이 1년 사이 11단계나 추락했다는 것은 분명 기분 나쁜 소식이다. 국가경제를 책임진 경제부총리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세계가 인정하는 WEF의 평가결과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옳은 자세로 볼 수 없다. 더욱이 이런 결과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는 발상은 상식에서 벗어난 것이다.

WEF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실제 경제지표와 해당국 기업인이 평가한 주관적 점수를 50대 50으로 반영해 매겨진다. 올해 조사에서는 140명의 국내 기업인이 응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우리의 국가경쟁력이 낮게 평가된 것은 우리 기업인들의 부정적 응답 때문이라는 것이 재경부의 시각인 것 같다. 재경부의 논리대로라면 우리 기업인의 응답이 잘못되었다는 뜻인데 누가 이 논리에 동의할지 의문스럽다. 국가경쟁력 순위가 상승할 땐 WEF의 평가를 자랑하다가 순위가 떨어졌다고 불만을 털어놓는 것도 앞뒤가 안 맞는다.

같은 맥락에서 금융감독위원장이 국내 기업인 1,000명에게 편지를 보내 "부정적인 답변이 많으면 기업의 해외자본 조달비용을 상승시킨다"며 외부의 설문조사에 신중히 응해 줄 것을 당부한 것도 적절치 못하다. 국가경쟁력에 대한 우리 기업인의 평가와 외부의 시각은 엄연한 현실이다. 최선을 다하고 나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지 스코어카드를 고치려 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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