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의 엄마와 1명의 아빠를 부모로 하는 아이 탄생 실험의 허용 여부를 놓고 영국에서 거센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의 일요판인 옵저버는 19일 뉴캐슬대 연구팀이 최근 이러한 실험의 허용을 보건 당국(HEAF)에 요청, 수 주 내에 허용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이번 실험은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미토콘드리아에 이상이 있는 엄마들이 만성 뇌 질환 등 50여 가지의 선천적 불치병을 앓는 아이들을 낳고 있다는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실험은 미토콘드리아에 결함이 있는 엄마의 세포핵을 추출하고, 이를 세포핵이 제거된 여성 기증자의 난자에 이식한 뒤 남편의 정자와 인공 수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뉴캐슬대 연구팀의 덕 턴불 박사는 "현대 의학은 유전 질환을 안고 태어난 이들에게 적절한 치료방법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의 실험은 수많은 가족들에게 희망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실험은 엄마, 난자 기증자, 아빠 등 3명의 유전적 형질을 모두 물려받는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2명의 엄마가 가능한가’라는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는 유전에는 관여하지 않고 단순히 자궁만을 빌려주고 태아를 키우는 종전의 ‘대리모 논쟁’과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생명존중’이라는 단체의 패트릭 쿠스워스씨는 "이번 실험은 2명의 여성이 태어날 아기에게 유전적 형질을 실질적으로 물려준다는 데 문제가 있다"며 "특히 인간의 유전자를 조작하려는 첫 시도로서 악용될 소지도 높다"고 주장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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