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취업 시즌이 시작됐으나 대기업 취업은 올해도 여전히 ‘좁은 문’이 될 전망이다. 일부 기업은 600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는가 하면 취업재수생의 지원을 제한하는 기업도 등장, 어느 해 보다 힘겨운 일자리 구하기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그룹 차원의 채용을 시작했다. 당초 계획보다 인원을 늘려 사상 최대인 8,060명을 뽑기로 하고 하반기에만 5,000명을 선발한다. 최근 대졸신입사원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5만5,000여명이 지원해 평균 1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계열사별로는 삼성전자가 3,150명 모집에 2만5,000여명이 지원해 응시자가 가장 많았으며, 신라호텔이 10명 모집에 1,000여명이 응시해 100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CJ그룹은 170명 모집에 2만4,000여명이 지원해 14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계열사별로는 m-net 등 다수의 케이블TV 채널을 운영하는 CJ미디어가 600대1로 가장 높았으며 국내 최대의 멀티플렉스 극장체인을 운영하는 CJ CGV도 경쟁률이 600대1에 육박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상품기획(MD) 직군이 400대1이 넘는 경쟁률로 인기가 높았다"며 "입사지원자 가운데 보기 드문 인재가 많아 당초 계획보다 20~30명 정도 더 채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최근 대졸 신입사원 공채 지원접수를 마감한 결과 120명 모집에 총 8,525명이 지원해 71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원자 가운데는 해외학위 소지자 132명, 석사 학위자 735명, 박사 학위자 7명도 포함돼 있다. IT업체로는 처음으로 하반기 신입사원을 모집한 KTF도 50여명 모집에 8,000명이 넘는 응시자가 몰려 창사 이래 최고인 16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금융권 취업도 ‘바늘구멍’이 되고 있다. 신한카드에는 10명 모집에 1,500명이 몰려 15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국수출입은행도 30여명 모집에 2,445명이 접수해 81.5대 1, 산업은행도 70여명 모집에 3,683명이 몰려들어 52.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은행권 가운데서는 국민·신한·하나·기업은행 등이 추가로 신입행원 모집에 나설 예정이지만 금융권이 고임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사상 최대의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채용정보업체인 인크루트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수년째 반복되고 있는 취업난으로 올해도 일자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