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의 글로벌 생산 시스템이 일반화하면서 자동차 회사의 국적과 실제 자동차 생산지가 다른 차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수입차를 살 때에는 이제 브랜드 뿐 아니라 생산지를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먼저 미국차인데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경우다. 포드 자동차는 미국 차이지만 포드 ‘뉴 몬데오’는 미국이 아닌 벨기에에서 생산되고 있다. 포드 관계자는 "유럽의 기술력과 차에 대한 노하우를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뉴 몬데오는 벨기에에서 생산, 유럽과 아시아에서만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 뉴 몬데오는 이미 유럽 주요 국가에선 분기마다 8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베스트 셀링카가 됐다.
크라이슬러도 원래 미국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엔 전세계에서 생산되고 있다. ‘PT 크루저 카브리오’와 ‘세브링 컨버터블’은 사실 멕시코 톨루카 공장에서 생산된다. ‘메이드 인 멕시코’(Made in Mexico)인 셈이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프리미엄 승용차인 ‘300C’도 미국이 아닌 캐나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이다. 이에 비해 ‘그랜드 체로키’(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보이저’(미니밴) 수출용 모델은 오스트리아 그라즈에서 생산되고 있다.
유럽차인데 본고장이 아닌 곳에서 생산되는 차도 적지 않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본사와 공장은 독일 슈트트가르트에 있지만 SUV인 ‘M-클래스’는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생산되고 있다. SUV 모델을 선호하는 미국 시장의 특성과 판매상 이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또 BMW의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인 X5와 Z4 로드스터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고 볼보의 스포츠세단인 S60과 콤팩트 세단인 뉴S40도 스웨덴의 투슐란다 공장이 아닌 벨기에의 겐트 공장에서 생산된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대부분 중국에 공장을 갖추면서 브랜드만 명차일 뿐 ‘메이드 인 차이나’ 자동차도 많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의 생산 시스템이 글로벌화하면서 생산 원가를 낮추고 생산지의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실제 본사와는 다른 곳에서 제조되는 자동차가 늘고 있다"며 "수입차의 국경이 점점 모호해 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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