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을 좌파적 정책이라고 비판한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의 최근 발언이 국정감사의 도마에 올랐다.16일 국회 여성위의 여성부 국감에서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여성의 몸을 사고파는 것을 금지한 것이 좌파 정책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용인하는 건 우파 정책이냐"고 꼬집은 뒤 지방자치단체 중 인천과 충북의 성매매 방지 예산이 ‘0원’이라는 사실을 들어 "여성부장관의 말발이 이렇게 안 먹혀서야 우파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라고 공박했다.
김 의원은 또 "이 시점에서 장관의 중대한 각오가 없으면 이 전쟁에서 이른바 좌파가 진다"며 "장관의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우파를 이기고 성매매 방지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시종 강한 톤으로 지은희 장관의 분발을 촉구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도 좌 원장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법의 취지와 현실은 어디간지 없고 반대 목소리만 크게 들려 매우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좌 원장은 13일 ‘경제살리기의 전제조건’이라는 포럼에서 "성매매특별법은 정권의 도덕적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인간의 성욕, 즉 인권을 침해하고 남의 자유를 막는 좌파적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여성이 대부분인 여성위에 새로 들어온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이날 질의 도중 "나는 여성이 태어나 인간으로 살다 죽는 경우와 그냥 여성으로 살다 가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여성부의 역할은 여성에게 인간의 길을 걷게 하는 것이라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여성비하 발언으로 비칠 수도 있는 이 질의에 대해 지 장관은 "여성의 인권을 증진시켜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라는 뜻으로 알겠다" 고 ’우문현답’으로 피해갔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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