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5일 막을 내렸다. 경쟁부분인 뉴커런츠 섹션 수상작으로는 이윤기 감독, 김지수 주연의 ‘여자, 정혜’가 선정됐다. 국제영화평론가협회 국제비평가상은 중국 우얼싼 감독의 ‘비누극’, 넷팩상(NETPAC,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은 김기덕 감독의 ‘빈집’에게 돌아갔다.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올해 부산영화제는 크게 한 발을 내딛었다. 총 관객수 16만6,164명(지난해 16만5,103명)에, 좌석 점유율 역시 지난해보다 1.8% 상승한 84.8%를 기록했다. 상영관이 부족한 것에 비하면 성공적인 관객동원. 영화제의 성장은 해외 언론의 관심도로도 짐작할 수 있다.
올해 부산을 찾은 해외 언론관계자는 약 220명. 지난해 100여 명보다 무려2배 이상 늘어났다. 진행 역시 한껏 세련돼졌다는 평. 상영이 시작되면 출입을 통제하는 등 단정한 진행은 눈길을 끌었으며, 영화제 주관객층인 20,30대를 겨냥한 기발하고 독창적인 부대행사도 호평을 받았다.
물론 고질적인 문제점은 여전하다. 여전히 해운대와 남포동로 나뉘어 행사가 진행되는 터라 분위기는 분산됐고, 대중교통으로 1시간은 족히 걸리는 해운데-남포동 사이에 셔틀버스마저 없어져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남포동 극장의 낡은 시설에 대한 불만도 전용관 완공되는 2008년이 돼야만 없어질 것 같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감독과 배우가 얼굴 도장만 찍고서둘러 자리를 뜨는 등 형식적인 태도도 아쉬운 부분이다.
내년이면 부산국제영화제는 10주년이 된다. 단순한 열기와 찬사에 우쭐하기보다는 정체성에 대한 더욱 진지한 고민을 바탕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입지를 굳혀야 한다.
부산영화제에 밀린 ‘도쿄영화제’가 예산을 100만 달러 더 늘리고 그랑프리 상금도 10만 달러로 높이는 등 추격에 나서고 있으며,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부산에 대응하는 국제영화제를 준비중이다.
규모를 늘리기 보다 영화제 최대 장점인 역동성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포스트 칸영화제다”(이와이 순지), “세계 5대영화제다”(아이슬랜드의 프리드릭 토르 프리드릭슨 감독) 등 부산을 찾은 영화인들은 그 역동적인 분위기에 찬사를 보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부산=최지향기자mis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