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산가족이 북한을 방문할 때 북측에 월경(越境) 수수료를 내거나일정 금액의 외화를 북한 돈으로 바꾸도록 할 방침이다. 교착상태에 빠진이산 가족 상봉을 자극할 실질적 유인책으로서 기대된다.인도적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을 돈을 주고 사려는 것이라거나, 또 퍼주기를 하려 한다는등의 습관성 비난이 예상되지만 그리 심각하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입국 수수료나 강제 환전 제도는 과거 서독이 시행해 상당한 효과를 거둔 선례가 있다.
당시 동독을 방문하는 서독 국민은 입국비자료 15마르크와 통과비자료 5마르크를 내야 했다. 물론 서독 정부가 한꺼번에 동독 정부에 지불했다. 이와 별도로 승용차를 타고 가면 동독에 도로이용료를 따로 내야 했고, 한 사람이 1일 5마르크를 동독 화폐로 바꾸어야 했다.
그런 경제적부담을 지는 대가로 서독은 거의 완전한 자유 왕래를 얻어낼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모양만 다른 경제지원이지만 사람의 왕래가 갖는 다양한 측면을 감안할 때 그 효과는 단순 경제지원과는 비할 수 없이 컸다.
굳이 서독의 이런 성공사례가 아니더라도 이산가족 상봉 촉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무엇보다 절실한 이유가 있다. 이산 1세대의 고령화 문제는 더 이상 북한의 자발적 태도 변화를 기다리고 있을 수 없게 한다.
어느 정도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죽기 전에 꼭 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비용 부담이 문제가 된다면 정부나 민간단체가 지원할수도 있다. 이산가족 상봉이 지지부진해진 1차적 책임은 물론 북한에 있다.
그러나북한이 다른 모든 남북관계를 후퇴시키면서도 ‘돈이 되는’ 금강산관광은 열어두고 있는 점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 논리 구조가 다른 상대방을 억지로 설득하려는 대신 목표에 맞는 현실적 수단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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