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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고유가… 단기대책이라도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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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고유가… 단기대책이라도 마련해야

입력
2004.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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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유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에 이어 브렌트유도 최근 처음으로 50달러를 돌파했다. 우리와 관련이 있는 두바이유도 38.31달러를 기록해 작년 평균 대비 43%나 오른 수준이다. 가뜩이나 경기침체와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고유가는 우리에게 큰부담이 아닐 수 없다.문제는 우리나라가 유가 급등의 충격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크다는 데 있다. 석유 사용량의 97%를 수입에 의존면서 산업구조는 에너지 다소비형인데다 에너지 효율이 낮기 때문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는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석유 전문가들은 고유가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유가의 원인이 조기에 해소되기 어렵고 겨울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최근 목표가격대를 22~28달러에서 28~35달러로 올릴움직임이다.

고유가는 이제 구조적인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대책 마련과 고유가에 대한 의식 제고 및 생활 패턴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는 여러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에너지기본법을 제정하고 대통령 직속국가에너지위원회를 설치해 에너지 확보를 국가적 아젠다로 채택할 계획이라 한다.

이에 더하여 주요국처럼 자원에너지 전담 부처 부활, 자원에너지 분야 대통령 정책보좌관직 신설 등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더욱 공고히 하고 체계화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에너지 저소비ㆍ고효율 산업체제로의 전환과 주요국(프랑스 77%, 독일 22%, 일본 11.5%)에 비해 턱없이 낮은 한국의 자주 원유 개발 비율(3.1%)를 끌어 올리기 위한 지원 강화 등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유가 급등 상황에서는 유류세 인하와 같은 단기대책이 절실하다. 우리나라는 휘발유의 세금 비중이 65%에 육박하고 있다. 국민총소득(GNI)을 감안할 경우 우리의 휘발유 세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휘발유 교통세를 일본 수준(56%)으로 리터당 150원 정도 인하하면 차량당 연간27만 원을 줄일 수 있고, 총 2조800억 원의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제2차 에너지 세제 개편안에 의하면 오히려 세부담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유 승용차 도입으로 인한 세제 개편의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석유류 세수가 더 늘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휘발유세를 내려 휘발유, 경유, LPG 간 상대가격비를 90 대 75 대50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경유가 급등과 낮은 LPG가로 초래되는 제반 문제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세계는 국가의 명운을 건 석유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대체 에너지원은 개발은 요원하고 석유는 고갈이 머지 않았기 때문이다. 준비하지 않고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기약할 수 없다.

안병원 대한석유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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