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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238>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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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238> 니체

입력
2004.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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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4년 10월15일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가 뢰켄에서 태어났다. 1900년 바이마르에서 졸(卒). 생애 마지막 두 해를 정신이상 속에서 보낸 니체는 흔히 생(生)의 철학의 기수, 실존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자 따위로 불린다.‘비극의 탄생’ ‘반시대적 고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의 계보학’ ‘권력의지’ 등 그의 저작 대다수는 한국어로도 번역돼 널리 읽혔고, 그래서 니체라는 이름에서 연원한 몇몇 개념들은 철학자가 아닌 일반 독자들에게도 사뭇 익숙하다.

이를테면 지배자도덕과 노예도덕이나 아폴론적 예술과 디오니소스적 예술의 구별, 고귀하고 자유로운 영혼의 거처로서의 ‘선악의 피안’, 권력의지에서 촉발된 강자의 공격욕에 대한 약자의 원한이나 복수심을 뜻하는 르상티망, 원형(圓形)의 영원한 시간 안에서 일체의 사태가 무한히 되풀이된다는 영겁회귀, 운명의 필연성을 긍정하고 제 것으로 받아들이는 아모르 파티(운명애), 인간의 불완전성이나 제한을 극복한 이상적 인간으로서의 초인, 일체의 기성가치를 가차없이 전복시키는 능동적 니힐리즘 따위가 그렇다.

쉼 없는 사색과 집필을 보상 받아 철학사에서 불멸의 이름이 된 니체의 생애가 그리 행복하지는 않았다. 절친했던 친구 바그너와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의 출판을 계기로 결별했고, 로마 성베드로성당에서 처음 만난 순간 한 눈에 반해 “우리는 도대체 어느 별에서 떨어져 지금에야 만나게 된 걸까요?”라는 들큼한 말로 꾀어보려던 루 잘로메에게서도 결국 사랑을 얻어내지 못했다.

게다가 30대 후반 이후에는 시력 감퇴로 시작된 건강 악화로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줄곧 요양을 해야 했다. 그러나 니체는 2000년 기독교 역사에서 처음으로 신의 죽음을 선언하고 유럽 문명의 근본적 가치전환을 모색한 헌걸찬 정신의 이름이었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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