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가 최강 원투펀치를 앞세운 보스턴 레드삭스에 치욕적인 2연패를 안기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원정길에 나섰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서전을 승리로 장식, 17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의 꿈을 키웠다.14일(한국시각)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2차전. 전날 막강 화력으로 다승왕(21승) 커트 실링의 ‘방패’를 녹였던 양키스는 이날은 5선발 존 리버와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의 황금 계투를 앞세워 3-1 승리를 챙겼다.
이날 사이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보스턴 선발 페드로 마르티네스(시즌 16승9패)는 코감기는 물론 양키스의 ‘10번째 선수’와도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극성스런 양키스팬들은 마르티네스가 등판하자 오르간 음악소리에 맞춰 일제히 ‘Who’s your father(네 아버지가 누구냐)’이라는 야유를 퍼부어대기 시작했다.
마르티네스가 9월20일 양키스전 8실점에 이어 9월25일 5실점으로 2연패를당한 뒤 “양키스를 물리칠 방법을 모르겠다. 양키스를 내 아버지라고 불러라”라며 자조한 것을 들먹여 마르티네스를 흔들어보자는 취지였다.
심사가 뒤틀린 탓인지 마르티네스는 1회 선두타자 데릭 지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도루까지 허용한 데 이어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몸 맞는 공을 내주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마르티네스는 개리 셰필드에게 중전 안타를 두들겨 맞고 선취점을 빼앗겼다. 마르티네스는 6회 존 올러루드에게 통한의 투런 홈런을 맞은 뒤 7회 교체,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외신들도 이날 ‘마르티네스는 리버라는 새로운 아버지를 만났다’고 빗댔다. 리버(시즌 14승8패)는 이날 7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1개 만을 내주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보스턴은 8회 리버를 구원 등판한 톰 고든을 상대로 올란도 카브레라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뽑으면서 간신히 영패를 면했다.
한편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휴스턴과난타전 끝에 10-7로 역전승했다. 승부의 분수령은 4-4로 맞서던 6회말. 세인트루이스는 집중 5안타와 상대 실책 1개를 묶어 대거 6득점, 승부를 갈랐다.
김병주 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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