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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 'K-클래식'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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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 'K-클래식'을 기대하며

입력
2004.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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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나라 일본에는 이른바 ‘J_ 클래식’ 이라는 용어가 있다. 일본인으로서 일본에서 교육받거나 또는 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일본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에 의한 활동을 일컫는 말이다.사실 일본 클래식 매니아들의 열성은 한 분야에 집중하는 그들의 국민적 특성으로 말미암아 유별난 감이 있다. 그런 일본이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 빠지자, 그동안 수입일변도로 치중하던 클래식시장을 ‘자국산’ 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시도로 ‘재팬 클래식‘ 즉 ‘J_클래식’ 분야가 생겨난 것이다.

일본은 같은 아시아권 문화배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양음악에 대한 적응도가 우리에 비해 훨씬 높고 안정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J_ 클래식의 예에서 보듯 음악계에서 ‘시장’을 형성하고 운용하는 음악경영능력이다. 일본의 음악 매니지먼트산업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의 음악계는 음악 수준의 비약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제대로 된 시장형성이 요원한 현실이다. 특히 국내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경영은 지금까지 이른바 ‘주막경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해왔다고 할 수 있다.

마치 뒤뜰에서 배추 기르고 술 담가 집에서 장사하듯, 연주자 자신이 돈 내고 아는 친지나 제자들 불러 집안 잔치하는 음악회가 대부분이다. 음악시장의 중요한 축이 되는 음반활동 역시 시장이라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제 우리도 해마다 음대를 졸업하는 전공자가 수백이요, 외국에서 수년에 걸쳐 공부하고 귀국하는 음악 인력 또한 매년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공급은 계속되고 제대로 소비는 되지 않은 채 그저 교육시장만 계속 과열되는 기괴한 모습만 연출되고 있다. 음악인들의 발상전환과 유능한 음악경영인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이 땅의 음악시장에서‘K_클래식’의 융성을 기대해 본다.

/박영민 지휘자ㆍ추계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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