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청소년 5명 중 1명은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국무총리실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지난 7~9월 전국 15개 시ㆍ도 13~19세 청소년 아르바이트 경험자 9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9%는 임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했으며 약속받은 임금보다 적은 액수를 받은 경우도 9.5%에 달했다.
위원회는 “일을 제대로 못했다거나 장사에 피해를 끼쳤다는 식의 부당한 이유로 임금을 줄여 지급하거나 뚜렷한 이유 없이 지급을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 아르바이트 청소년의 3.2%는 근무 기간 업주나 상급자 등으로부터 성적인 행위를 포함한 폭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주로 욕이나 폭언, 모욕을 당했으나 일부는 주먹이나 발로 직접 폭행을 당하거나 엎드려 뻗쳐 등의 체벌을 당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방망이나 각목 등으로 얻어맞기도 했다.
소수이기는 하지만 성희롱이나 성폭력 등 성적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청소년에게 모욕을 주고 추근거린다거나 야한 동영상 등을 통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시키는 식이다.
문제는 이런 피해를 당하고도 청소년들이 대처에 미숙한 탓에 구제를 받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임금 체불을 당한 아르바이트 청소년 중 절반 만이 사장에게 임금 지급을 요구한 반면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는 경우가 22.3%에 달했고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었다’는 청소년도 13.8%나 됐다. 가족이나 친척 등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5.3%에 그쳤다.
이는 아직 청소년 아르바이트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부정적인 탓도 있지만 청소년 아르바이트의 근로계약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청소년 절반은 사업주와 구두로 계약하는 형편이었으며 40%는 아예 별도의 약속이나 계약을 하지도 않았다. 정식 서류로 근로조건을 명확히 한 경우는 9%에 불과했다.
청소년들은 주로 전단지 배포나 스티커 부착, 일반음식점ㆍ패스트푸트점ㆍ주유소 종업원으로 일을 했으며 평균 임금은 시간당 3,082원이었다.
임선희 청소년보호위원장은 “18세 미만 청소년이 6개월 미만 근무할 경우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하는 등 제도적인 차별이 심하다”면서 “청소년 아르바이트 관련 규정을 개선하고 관리 감독을 강화하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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