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연속 증시가 하락하고 건설업은 깊은 침체 늪에 빠져드는데도 건설주는 5일째 ‘나 홀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까지는 구조조정이나 인수합병(M&A) 등 단발성 테마가 개별 건설주의 강세행진을 이끌어 왔으나, 실적발표 시즌 들어 대림산업 LG건설 등의 3분기 성과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적 모멘텀으로 상승동력이 확산되는 양상이다.14일 거래소 시장에서 대림산업은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3분기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5.46% 상승한 5만1,200원으로 마감됐다.
양호한 실적을 보인 LG건설도 7.73%의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M&A 기대감이 높은 현대건설은 0.33% 상승에 그쳤고, 대우건설은 0.87% 하락했다. 이밖에 두산산업개발이 4.35%, 현대산업개발은 10.4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건설주는 저금리ㆍ경기부양 때 강세
삼성증권은 이날 최근의 건설주 강세는 유동성 장세와 정부의 경기부양정책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2000년 이후 건설주는 ▦2001년 3분기 ▦2003년 2분기 ▦올해 8월~최근 등 3차례의 급등 장세를 연출했는데, 이 기간들은 모두 저금리와 경기부양 필요성이 확대되는 시기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현 국면은 건설경기 하강 및 부동산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과거 상승기와는 물론 다르다. 하지만 콜금리 인하와 정부의 재정지출확대 의지, 리디노미네이션 추진에 따른 실물자산 투자매력의 증가, 대형 건설사의 실적호전 등이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증권 허문욱 연구위원은 “최근의 오름세는 투자자들이 당장의 건설경기 하강충격보다는 회복가능성과 그 시점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는 측면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연말까지는 국내건설 경기와 상관없이 건설종목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량주 중심 선별적 투자 바람직
삼성증권은 “이번 주 들어 수급요인으로 인한 증시 전반의 상승세가 한풀꺾인 만큼 건설주 역시 동반상승 보다는 빠른 순환매 양상 속에 종목별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건설주 중에서는 성장속도가 빠른 흑자전환 종목에 주목해야 하며, 유망종목으로 대우건설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을 제시했다. 특히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에 관심을 집중할 것을 강조했는데, 모두 수익 개선폭이 뛰어난 흑자전환 건설사이고 주당순이익(EPS) 증가율도 두자리수로 예상되는 종목들이다.
현대증권도 “고유가가 가져온 중동지역 특수 기대감 등으로 전세계적으로도 건설업체들은 시장대비 초과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현재의 양호한 주가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해외시장 성장시 최대 수혜가 예상되는 현대건설과 중소형 건설업체 중에서는 최근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두산산업개발 등 유망종목에 선별 투자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굿모닝신한증권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건설업종 전반에 걸친 것이 아니라 M&A와 구조조정 관련주에 집중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재정확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이 경기방어를 충실히 해낼 수 있을 지의문이 남아 있다”는 신중론을 제시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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